[심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지연..."합병 포기 못해"

◇해외 기업결합심사에 2년간 1000억 투자
◇미국·EU·일본 승인 남아...자문료 급증
◇합병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목적

김우림

anarim89@alphabiz.co.kr | 2023-04-11 09:53:17

[알파경제=김우림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해외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시장에 해명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지 2년이 지났지만, 각국 기업결합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시장 우려와 지적이 불거지자 해명에 나섰다.
 

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 기업결합심사에 2년간 1000억 투자

1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위한 해외 경쟁당국 심사 통과를 위해 2020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외 로펌 및 자문사 비용으로 1000억원 넘는 금액을 투입했다.

대한항공은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에 힘 쏟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상설 운영하고 있다.

또 기업결합심사가 시작된 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우기홍 사장 등이 직접 나서 해외 경쟁당국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측은 "노하우를 지닌 로펌과 자문사를 다수 선임해 각국 경쟁당국 요구에 적극 대응했다"고 부연했다. 

 

(출처=대한항공)

 


◇ 미국·EU·일본 승인 남아...자문료 급증

앞서 대한항공은 작년 5월에도 한 차례 자문료를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작년 금액과 비교하면 1년 동안 자문료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2020년 말부터 2022년 3월까지 약 1년 4개월 간 지불한 자문료가 350억원이었지만, 현재는 1000억원을 넘어섰다. 결국 1년여간 650억원 이상을 지불했다는 계산이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14일 이후 국내외 14개국 경쟁당국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어느 한 국가의 경쟁당국이라도 불허 결정을 내리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이에 최근 자문료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사진=연합뉴스)


◇ 합병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목적

대한항공은 해당 국가들의 진행 상황을 시장과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시정조치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일본의 경우 상반기 중, EU는 오는 8월 중 승인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EU와 일본의 심사 추이를 지켜보며 지속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승인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독과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어 독과점 여부가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노선과 스케줄을 활용하여 다양한 노선 구성과 환승 전략이 가능해 글로벌 항공사와의 여객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합병은 포기할 수 없는 선택지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벤트를 앞두고 있으나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주가 업사이드 요인으로 작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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