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 선임기자
kei1000@alphabiz.co.kr | 2026-04-11 10:00:57
[알파경제 = 김종효 선임기자] 금융감독원이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에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처럼 증액 규모 축소와 주주 달래기라는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 금감원의 정정 요구, 단순 보완인가 경고인가?
금융감독원은 한화솔루션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표면 이유는 형식을 갖추지 못했거나 중요 사항 기재 미비 등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소명 부족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한화솔루션 유증을 애초부터 집중 심사 대상으로 분류했습니다. 자금 조달 정당성과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한지 현미경 검증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특히 지난 주주간담회에서 발생한 금감원 사전 교감 발언은 당국의 심기를 건드린 결정적 패착으로 꼽힙니다. 당국과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심사 분위기가 더욱 엄격해졌다는 분석입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평행이론
한화솔루션 사태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과정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두 번의 정정 요구 끝에 발행 규모를 1조 원가량 줄였습니다. 또 대주주인 한화에너지가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등 구조 변화를 택했는데요. 한화솔루션도 2.4조 원이라는 원안 고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 소액주주의 3% 결집, 조여드는 경영진에 대한 압박
가장 큰 변수는 성난 민심입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중심한 소액주주 지분율이 3%를 넘어섰습니다.
지분율 3%는 상법상 막강한 권한을 갖는 수치인데요. 소액 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를 통해 직접 회의를 열고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입니다.
이사·감사 해임 요구에 대한 소식도 들립니다. 결집한 소액주주들은 유증 결정을 내린 이사진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도 모색 중입니다.
주주들은 자금 용도 불만이 많습니다.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유증 조달 금액의 60%(1.5조 원)를 빚 갚는 데 쓰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경영 실패의 책임을 주주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 관전 포인트는 진정성 있는 당근책 여부
한화솔루션은 향후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시장이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유증 규모에 대한 현실적 축소입니다. 다시 말해 빚 상환 비중을 줄이고 투자 비중을 높이는 방향입니다.
두번째는 대주주 실질 참여 여부입니다. 한화그룹 차원의 제3자 배정 유증이나 김동관 부회장 등 대주주의 책임 경영 의지 표명이 관건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주 환원 정책 강화에 대한 요구도 거셉니다.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 성난 주주들을 달랠 구체적인 보상안 여부도 중요합니다.
금감원의 반려 조치는 단순히 서류 미비에 대한 지적이 아닙니다. 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때 주주 가치 보호라는 원칙을 얼마나 지켰는지 증명하라는 엄중한 요구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솔루션이 에어로스페이스의 전철을 밟아 규모를 축소하고 상생안을 내놓을지 아니면 정면 돌파할지 시장의 눈이 여의도로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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