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5-10-25 09:51:23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넘게 1400원대를 유지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의 통상 협상 불확실성,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일본 및 프랑스의 정치·재정 상황 등 복합적인 대내외 요인이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원 하락한 1437.1원을 기록하며 다소 안정세를 찾았다.
그러나 직전 거래일에는 약 6개월 만에 1440원선을 돌파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시장 상황에 대해 정부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관계자들과 함께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미·중 무역 갈등과 프랑스, 일본 등의 재정·정치 리스크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외 여건을 면밀히 주시하며 필요시 적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화 약세는 전통적인 환율 결정 요인인 한미 금리차나 국내 경제 펀더멘탈보다는 관세 협상, 미·중 무역 갈등, 해외 국가들의 재정·정치적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이다.
특히, 마무리되지 않은 관세 협상 후속 절차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원화 약세를 지속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일본의 재정 확대 전망과 금리 인상 지연 우려로 인한 엔화 약세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분 중 일부는 달러 강세 영향이지만, 상당 부분은 위안화 및 엔화 약세, 국내 관세 문제, 대미 투자 자금 조달 우려 등 지역적·국내 요인으로 인한 원화 가치 절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환율 급등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추세적인 고점은 1440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주요 변수들이 상당 부분 환율에 반영되었고,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등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불안 요인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분은 되돌려질 수 있겠지만,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 미·중 갈등 등 환율 변동성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