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6-05-04 05:00:10
[알파경제 = 김혜실 기자] LG전자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생활가전(HS)과 전장(VS) 사업본부가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본업 이익체력의 구조적 회복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TV(MS) 흑자 전환, 냉난방공조(ES)·데이터센터 이익 기여 확대도 긍정적이다.
최근 LG전자는 엔비디아와 로봇·AI 데이터센터·모빌리티 분야 피지컬 AI 협업 확대에 합의하면서 로봇 사업을 구체화했다. 이에 실적 안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가 맞물리며 주가는 우상향 궤도를 그릴 것이란 전망이다.
◇ 1분기 어려운 환경에서 체질 개선 증명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3% 증가한 23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32.9% 급증한 1조 673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약 20% 이상 상회하는 수치로, 지난 4분기 일시적 비용 발생으로 인한 적자를 한 분기 만에 털어내고 영업이익률을 7.1%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은 생활가전(HS)과 전장(VS) 사업본부가 나란히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는 점이다.
생활가전 부문은 소비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 믹스 개선과 물류비 등 원가 구조 혁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특히 가전 구독 서비스 확대와 B2B 비중 증가가 반복적인 매출 구조를 형성하며 이익의 질을 높였다.
전장 사업은 수주잔고 약 100조원을 기반으로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달성했다. 인포테인먼트(IVI)를 중심으로 5개 분기 연속 한 자릿수 중반 이상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멕시코와 헝가리 공장의 순차적인 가동이 예정되어 있어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또한 TV 사업을 담당하는 MS 부문은 경영 효율화 작업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전 사업부의 고른 증익 기조에 힘을 보탰다.
ES 부문은 건설경기·중동 부진으로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데이터센터향 냉각 사업은 전년 대비 3배 성장하며 칠러 매출 1조원은 조기 달성할 전망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HS·VS가 안정적 캐시카우로 자리잡고, MS 흑자 전환, ES칠러·데이터센터 이익 기여 확대로 전 사업부 증익이 예상된다"라며 "구독·B2B 중심 반복매출 구조 전환이 이익의 질적 개선을 뒷받침하며, 중동 전쟁 우려는 다국적 생산으로 대처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 엔비디아 협업과 로봇·AI 데이터센터 신사업 가속화
LG전자는 기존 가전 제조사를 넘어 피지컬AI와 로봇, 스마트팩토리를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략적 전환을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로봇용 아이작(Isaac) 플랫폼에 젯슨 토르(Jetson Thor) 반도체를 적용하는 등 AI 로보틱스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28년 휴머노이드 홈 로봇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 중 실증 작업(POC)에 돌입하며, 로봇 핵심 부품인 액츄에이터의 초도 양산도 준비 중이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8년 휴머노이드 홈 로봇(클로이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올해 AI, 로봇 등 전방 시장 진입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결론은 2026년 실적 안정화와 더불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초입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 구간이다"라고 평가했다.
◇ 주가에 우려만 선반영...실적상향·미래가치 재평가 필요
향후 전망 역시 낙관적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30~50% 증가한 수준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 관세 환급금이 일회성 수익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실적 업사이드가 열려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세 부담 등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반면, 실적은 이를 상회하고 있어 현재 1.0배 수준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매력적인 저평가 구간이라는 평가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말 구조조정을 통해서 비용 구조에서 큰 폭의 개선이 기대되고 부진한 업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아직 주가는 실적 대비 저평가 국면에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목표주가를 상향한다"라고 말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HVAC·로봇·AI 가전·빅테크와 협업 레퍼런스 등 모멘텀이 현실화될 경우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4월 말 현재 IT 섹터 대다수 종목의 주가가 반등한 상황에서 수급 소외 강도가 가장 높은 대형주로, 단기 실적 모멘텀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접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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