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 기자
kei1000@alphabiz.co.kr | 2023-03-06 09:44:27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신세계그룹이 지난 3일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 공동대표에 이인영 SSG닷컴 운영부문 총괄 겸 지마켓 지원본부장을 임명했다.
이마트 측은 업무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신임 대표 승진을 통해 지마켓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인영 신임 대표 승진은 이마트와 지마켓과의 결합이 겉으로 순항하는 것 같지만 강희석 대표도 불가항력에 부딪쳤다는 것을 반증하는 시그널”이라면서 “결국 플랫폼 개선과 조직문화 결합 없이는 돌려 막기 인사로 미봉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강희석, 지마켓에 이마트 조직문화 심기 실패
이마트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지마켓의 오픈마켓 1등 자존심과 이마트의 1등 자존심이 업무 내내 부딪치는 형국”이라면서 “일사불란함 보다는 한 지붕 다른 두 가족처럼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평가했다.
강희석 대표는 지난 2021년 지마켓 인수 후 SSG닷컴과의 통합 비즈니스 전략을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5월 신세계그룹은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통합멤버십 ‘스마일클럽’ 정도만 내놓았을 뿐이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통합멤버십뿐 아니라 그룹 내 다양한 관계사를 잇는 온-오프라인 에코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는 방침도 세운 바 있다.
추진 방침은 SSG닷컴과 G마켓, 옥션 등 온라인을 시작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핵심 채널의 콘텐츠와 자산을 단계적으로 연계하는 전략이었다.
알파경제 취재결과, 해당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지마켓, 낙후된 플랫폼과 고정된 업무방식 ‘여전’
한치호 NBNTV 연구위원은 “지난 2021년 지마켓 인수 당시 시장의 우려는 낙후된 플랫폼을 바꿀 돈과 실력이 이마트 쪽에 있느냐”였다면서 “발 빠른 플랫폼 고도화로 피인수된 지마켓 인력은 공무원보다 더 경직된 업무방식에 고착화되는 악순환이 펼쳐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지마켓코리아 등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낙후 지마켓 플랫폼 개선 비용 때문에 2조 5천억 원 이상 써내면 손해라는 평가가 파다했다. 하지만 이마트는 지난해 약 3조 4000억 원을 들여 지마켓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두고 지마켓 플랫폼 개선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관련 업무는 진척된 바가 없다.
일련의 과정으로 이마트 지붕아래 들어온 지마켓은 플랫폼에 대한 큰 개선 없이 1세대 오픈마켓 플랫폼을 여전히 사용 중이다. 소속 직원들의 업무방식도 그에 맞춰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위원은 “이마트에 1등 DNA를 심은 강희석 대표일지라도 지마켓의 낙후된 플랫폼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다”면서 “플랫폼을 바꾸고 싶어도 이마트에 그만한 돈이나 인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대비 17.7% 증가한 29조 3335억 원이었지만 연간 영업이익은 1717억 원 감소한 1451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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