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3-27 11:26:41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일본 정부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화력 발전소의 가동 제한 조치를 한시적으로 해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27일 전했다. 이는 이산화탄소(CO2) 배출 저감을 위해 그동안 운전을 억제해 온 구형 설비를 오는 4월부터 1년간 한정적으로 가동하는 방안이다.
이번 조치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대신, 상대적으로 조달 안정성이 높은 석탄 발전 비중을 높여 전력 공급의 차질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7일 관련 심의회에 이 같은 안을 제시했으며, 이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석유 비축분 방출과 더불어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핵심 대책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일본 원유 수입의 주요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에너지 조달 환경은 악화했다. 반면 석탄은 호주(74.8%), 인도네시아(12.8%), 캐나다(4.1%) 등 비중동 국가에서 주로 조달하고 있어 이란발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이번에 가동 제한이 해제되는 대상은 전체 석탄 화력 발전의 20% 미만을 차지하는 이른바 '비효율 석탄 화력' 설비다. 정부는 당초 에너지 기본 계획을 통해 해당 설비의 이용률을 50% 이하로 억제하는 '페이드아웃'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이번 조치로 일반 석탄 화력과 동일한 수준의 가동이 허용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53만 톤의 LNG 발전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는 LNG 수입량의 약 13%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 따른 부작용과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비효율 설비의 가동 증가는 CO2 배출량 증가로 직결되어 탈탄소 정책 기조와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년 시한의 조치라고 밝혔으나, 2027년 봄 이후 운전 억제 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석탄 화력 가동을 확대하는 국가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연료 조달 비용도 상승하고 있다. 필리핀, 태국, 한국, 방글라데시 등이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대만 역시 천연가스 조달 차질 시 석탄 화력을 '마지막 수단'으로 고려 중이다. 실제로 호주 뉴캐슬 항구의 고품위 석탄 현물 가격은 이란 공격 전 대비 16% 상승한 톤당 135달러를 기록했다.
코모디티 인사이트의 마크 그레스웰 최고경영자(CEO)는 "연료 전환 수요가 단계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석탄 가격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고 니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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