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3-13 16:05:47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일본 반도체 기업 롬(ROHM)과 도시바가 전기차(EV) 및 데이터센터의 전력 제어에 필수적인 전력 반도체 사업 부문을 통합하기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13일 전했다. 이번 논의는 최근 자동차 부품 대기업 덴소가 제안한 롬 인수 건에 대한 대안적 성격을 띠고 있어, 향후 일본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양사는 공동 출자 회사를 설립하여 각사의 전력 반도체 사업을 이관하는 방식을 포함해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협의 중이다. 전력 반도체는 전압과 전류를 제어하며 전력을 변환하는 장치로, 전자기기의 에너지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이다.
롬은 차세대 소재인 탄화규소(SiC) 기반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매출이 전체의 약 30%인 1,300억 엔 규모에 달한다. 반면 도시바는 현재 시장의 주류인 실리콘(Si) 기반 제품군에서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통합을 통해 설계, 개발 및 판매 노하우를 결합하여 제품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신규 판로를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통합 논의는 덴소(6902 JP)의 롬 인수 제안과 맞물려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롬은 현재 사내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덴소의 인수 조건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지 신중히 검토 중이다. 도시바와의 사업 통합안이 구체화될 경우, 덴소의 인수 수용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사업 통합 이후 덴소가 통합 회사에 출자하는 방식의 '3사 연합' 가능성도 거론되나, 1.3조 엔으로 추산되는 덴소의 인수 비용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이로 인해 인수 실현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새로운 협력 틀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시장의 치열한 경쟁 환경도 이번 재편의 주요 배경이다. 현재 시장은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BYD 등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역시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양사의 협력을 적극 지원하며, 공동 생산 설비 투자 등에 최대 1,294억 엔의 보조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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