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3-04-04 09:41:51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대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로 대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전세 대출 부진과 기업 대출 증가세 둔화로 올해 대출 성장세는 기존 예상치보다도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가계대출 15개월 연속 감소세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76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말 685조4506억원보다 4조6845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세로, 올해 들어서만 가계대출은 11조7674억원 감소했다.
이중 신용대출 잔액은 110조9402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5463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 이후 1년 4개월째 감소세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11조232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5537억원 줄었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전세대출 잔액은 126조6138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014억원 감소하면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710조9236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7512억원 늘었다. 기업 대출은 1월 소폭 감소한 뒤 2월부터 2개월 연속 증가했다.
◇ 수신금리 하락에 예·적금 규모도 감소
최근 수신금리가 하락하면서 예금과 적금 규모도 감소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총 수신 잔액은 1871조537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532억원 감소했다.
이중 정기예금 잔액은 805조3384억원으로, 전월 대비 10조3622억원 감소했다. 앞서 2월에는 3개월 만에 증가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기적금 잔액은 37조908억원으로 전월보다 2312억원 감소했다.
다만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19조2650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1116억원 증가했다.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 등의 대기성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 올해 은행 대출성장률 감소 불가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진한 가계대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매월 감소했던 신용대출이 올 들어서도 감소하는 가운데, 전세대출 역시 2개월 연속 2조원대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가파른 전세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부진한 전세대출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금리 하락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미 낮아진 전세가가 시차를 두고 전세대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신용대출의 경우 최근 하락하는 대출 금리를 고려하면 작년 대비 하락세는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전세 대출 부진과 기업 대출 증가세 둔화를 반영해 올해 대출성장세는 기존 예상인 3%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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