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바르셀로나) 김동현 특파원] 일본 콘솔게임 업체 세가(Sega)가 '앵그리버드' 모바일게임으로 유명한 핀란드 게임 제작사 로비오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17일(현지시각) 해외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세가는 약 7억7600만 유로(약 1조원)에 로비오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오 주식을 주당 9.25유로 매수하고, 옵션으로 주당 1.48유로를 추가 지급하는 게 조건이다.

 

로비오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세가의 매수 주식 청구에 동의할 것을 권유하며 "창립자를 포함한 주주의 49%가 찬성하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가의 이같은 인수 제안이 콘솔게임 시장이 둔회됨에 따라 모바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했다. 글로벌 게임 시장은 2026년까지 2633억 달러(약 347조55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모바일 게임이 56%를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설립된 로비오는 2009년 모바일게임 앵그리버드를 출시했다. 세계적인 인기를 끈 앵그리버드는 모바일 게임 최초로 다운로드 10억건을 넘겼다. 지금까지 로비오가 출시한 게임의 다운로드 횟수는 총 50억회에 달한다.

 

로비오의 가치는 한때 9억 유로(약 1조 3000억원)에 육박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당초 로비오는 이스라엘 게임회사 플레이티카에 기업을 매각하려 했다. 플레이티카는 7억 5000만유로를 제안했지만, 로비오가 이를 거절했다.

세가의 로비오 인수는 모바일 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세가의 큰 그림이다. 
 

1960년에 설립된 세가는 ‘소닉’과 ‘토탈워’ 시리즈 등으로 콘솔게임 업계를 지배했으나, 모바일게임이 대두되자 쇠락하기 시작했다. 또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용자가 급감하며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진출을 모색해왔다.
 

이날 사토미 하루키 세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도 모바일 게임은 특히 잠재력이 크다”며 “이 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하는 게 세가의 장기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세가의 로비오 인수 시도에 대해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로비오가 앵그리버드 외엔 이렇다 할 후속작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로비오 매출의 83%가 앵그리버드 관련 상품으로 의존도가 매우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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