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환차손 우려에 해외 주식 매도…MMF 설정액 '사상 최대'

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5-05-10 09:40:39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최근 원화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장 변동성을 피하려는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일주일(2~8일) 동안 약 9천800만 달러(1천400억원) 상당의 미국 주식을 순매도 결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에 약 4억 달러(5천700억원)어치의 미국 주식을 매도한 데 이어 2주 연속 이어진 매도세다.

미국 증시는 미중 관세 협상 유예 조치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아시아 통화 강세에 영향을 받아 1,300원대로 하락했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 하락 폭이 더 커지면서 손실을 우려한 국내 투자자들이 달러 약세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미국 주식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 펀드는 최근 일주일간 설정액이 22조7천372억 원 감소했다.

국내 주식형(-14조2천820억원), 국내 채권형(-4조7천742억원), 해외 채권형(-4조9천685억원) 등 다른 유형 펀드들의 설정액도 감소했지만, 해외 주식형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 감소분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북미 펀드가 13조988억 원으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중국 펀드에서도 4조3천923억 원이 빠져나갔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성 자금의 피난처로 여겨지는 MMF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지난 8일 224조2천4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달 16일에 기록한 224조946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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