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림
anarim89@alphabiz.co.kr | 2023-04-18 09:36:59
[알파경제=김우림 기자] 하이트진로가 테라 출시 이후 4년 만의 신제품 '켈리'를 내놓으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와 코로나 이후 달라진 음주 문화 영향으로 주류 소비가 둔화된 데다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은 증가하면서 실적과 주가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 1분기 시장부진·경쟁심화·기저부담 '3중고'
18일 DS투자증권은 하이트진로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6107억원, 영업이익은 39% 감소한 352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가격 인상 전 가수요 발생에 따른 기저 부담과 최근 경기 침체영향에 따른 주류 소비 둔화로 시장이 부진한데다 판촉비용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맥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1781억원, 영업적자는 69억원이 발생하며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소주 매출액은 8% 증가한 3817억원,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411억원으로 역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맥주의 경우 시장이 부진한데다 신제품 출시 전 출고 조정으로 매출 볼륨이 감소하고 판촉 재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심화된 영향"이라며 "소주 역시 주류 시장이 부진해 볼륨은 유지했으나 경쟁사 소주 신제품 출시로 판촉비 증가가 불가피했다"고 분석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음주 문화 변화로 리오프닝에도 맥주, 소주 판매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예상보다도 미약한 맥주, 소주 시장의 수요 회복에도 경쟁 강도는 격화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 4년 만 맥주 신제품...점유율 상승 기대
지금으로선 하이트진로가 이번달 출시한 맥주 신제품 켈리가 유일한 희망이다.
2019년 3월 테라 출시 이후 약 4년 만에 신제품이 나온 것이다.
켈리는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를 100% 사용하고 일반 라거와 달리 두 번 숙성하는 등 차별화를 위해 노력했다.
장지혜 연구원은 "하이트진로가 이렇듯 짧은 주기로 신제품 출시한 것은 처음이며 이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해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과거 테라 출시로 진로의 맥주 점유율이 30% 초반에서 후반으로 상승한 것에서 켈리의 성공 여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유정 연구원은 "맥주, 소주 모두 가격 인상 효과는 1분기가 마지막이지만 맥주 신제품 출시 효과와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영호남 지역에서의 점유율 확대로 맥주, 소주 매출액은 2분기부터는 성장 전환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시장 경쟁 강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비용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증권사 실적 추정치·목표주가 줄하향
신제품 기대감 속에서도 전반적인 시장 부진과 경쟁 심화에 따라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이에 증권사들은 향후 실적 추정치 하향과 함께 목표주가도 내려 잡고 있다.
이번달 들어서만 한화투자증권이 하이트진로 목표가를 2만6000원으로 내려 잡았고 DS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이 각각 2만8000원, 2만9000원으로 하향했다.
또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각각 3만1000원, 하이투자증권이 3만5000원으로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도 맥주 신제품 켈리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1분기 대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향후 주가 흐름에 있어서는 2분기 실적 레벨보다는 신제품의 월별 판매량과 전체 맥주 점유율 흐름이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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