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3-03-23 09:33:30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당초 연준이 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금융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베이비스텝'을 밟았다.
◇ 美 연준, 기준금리 0.25%p 인상...'베이비스텝'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22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무리한 후 성명을 통해 기준 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4.75~5.00%로 올렸다.
지난해 3월 이후 9번 연속 금리가 인상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은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에는 4차례 연속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기도 했다.
이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인상 폭을 지난해 12월 0.5%포인트, 올해 2월 0.25%포인트로 줄이면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주춤하고 고용 호조 등의 지표가 나오면서 연준이 이번에 다시 인상 폭을 높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으나, 금융권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 인플레이션과 금융안정 사이 절충안
실리콘밸리은행(SVB) 발 은행 파산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금융 불안을 야기했다고 분석되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금융 안정 사이 절충안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장기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작년 중반 이후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최근 지표는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 높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월은 최근 중소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한 것과 관련해 "은행 시스템의 안전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은행 시스템을 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추가 인상 부담...금리인상 행보 막바지
이번 결정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특히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계속된 금리인상(ongoing increases) 문구를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긴축(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이 적절하다고 수정하면서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다만 연준은 시장의 일각에서 나오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부인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참석자들이 올해 중 금리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면서 "우리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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