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4-26 09:35:27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SK텔레콤 해킹 사고 여파로 국내 주요 그룹들이 잇따라 '유심 교체' 지시 또는 권고에 나섰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포스코, 한화, HD현대 등 주요 그룹 임원 수천 명이 이미 유심(USIM) 교체를 시작했다. 전 직원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기업들은 이번 사고가 사업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휴대전화 전원 차단 또는 비행기 모드 설정 시 해커 등 외부 세력이 휴대전화 사용 권한을 탈취, 중요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25년 4월 23일자 경찰, 'SK텔레콤 유심 해킹' 수사 착수 참고기사>
이에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유심 교체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023년 LG유플러스 개인 정보 유출 사고 당시 원인 파악에만 3개월이 소요된 점을 감안, SK텔레콤 역시 피해 규모나 영향 등을 아직 특정하지 못하고 있어 기업들이 예방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5년 4월 25일자 [현장] 고개 숙인 유영상 SKT 대표, 사과에도 '책임론'...돈 아끼려 보안투자 축소 참고기사>
재계에서는 삼성과 현대차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임원들에게 "SKT 사용자는 즉시 유심을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특성상 작은 정보 유출도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들도 유심 교체를 진행 중이며, 한 계열사 임원은 "스마트폰을 통해 내부 네트워크가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사실상 의무적으로 교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대차 역시 SK텔레콤의 공식 교체 시점인 28일부터 임원 대상 유심 교체를 안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한 교체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 유심 칩을 확보, 주요 사옥에 교체 부스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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