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기자
ababe1978@alphabiz.co.kr | 2024-03-05 10:00:58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대규모 정부 기금으로 투자한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서 전액 손실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4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2017년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약 1800억 원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한 고층 빌딩에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투자 당시 건물의 가치는 약 1.4조원대였으나, 공실률이 늘면서 건물 가치가 30%이상 폭락한 것이다.
또한 미래에셋은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한 중순위 대출채권(메자닌)투자로 진행했던 탓에 당초 예상했던 6% 수익률은 물론 원금 회수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선순위 채권자는 채무불이행 시에도 담보권 처분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메자닌 투자는 이자가 정기적으로 나오지 않아 청산 시에 누적 이자와 원금을 함께 받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만기가 한 차례 연장됐다.
수천억 원에 이르는 정부 기금의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다음 만기까지 미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 외에는 실질적인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만기가 연장되면서 약정 이자는 올랐지만 업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순위 은행 대출도 손해가 있는 상황인데다 약정 이자가 상승했지만 현재 회수 할 수 있는 금액은 사실상 0원에 가깝다는 것이다.
미래에셋과 NH투자증권은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맡고 있다.
미래에셋은 당시 하위운용사 다올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이 조성한 펀드를 통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은 당초 국내, 해외 주식 및 채권에 투자했지만, 장기적인 수익률과 안정성 향상을 목적으로 국토부에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를 제안했고 투자가 이뤄졌다.
보스턴 빌딩에 대한 초기 투자금은 약 400억 원이었지만 2021년 다올자산운용 측의 추가 출자 요구로 투자금이 급격히 늘어났다.
현재 미래에셋 내부에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 기미가 보이니 투자를 늘리자'는 의견과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는 법적 분쟁 소지가 있다'는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 측은 현지 대주 등 이해관계자와 원만한 협의로 임차인 유치를 진행하고 있고, 본건 투자에 대한 전액손실 관련 이슈는 현재 없는 상황임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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