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기자
ceo@alphabiz.co.kr | 2023-04-11 09:29:24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한 통의 보도해명자료를 보내왔습니다. 해명자료 제목은 “본 기사는 주식거래금지 위반 사항이 아닙니다”인데요.
한 언론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다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보도 내용에 대한 일종의 반론이었습니다.
◇ 국민연금 투자인력 부족? 실상은 근무시간에 개인투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국민연금은 캐나다, 네덜란드, 미국 등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 운용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우수한 운용인력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1인당 2조 원'.
지난해 6월 기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1명이 다루는 자산 운용 규모입니다. 캐나다(0.26조 원), 네덜란드(0.65조 원), 미국(1.43조 원) 등 해외 주요 나라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큽니다.
이 때문에 운용역 충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 와중에 밝혀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개인투자에 몰두하고 있었다는 자체 감사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8.22%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죠.
국민연금 감사결과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터 2021년 7월 31일까지 1년 7개월 동안 기금운용본부 직원 360여 명 중 93명, 즉 4명 중 1명이 근무시간에 ETF, 상장지수펀드에 개인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 국민연금, 처우 개선 요구 전에 부당거래 근절부터
국민연금 운용역의 퇴직 문제는 해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됐습니다. 성과 대비 낮은 보상, 짧은 계약 기간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인해 해마다 꾸준히 인력 유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실제로 지난해에도 국민연금 운용역 27명이 기금운용본부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치호 NBNtv 수석연구원은 “국민연금 운용역들이 본사가 전주라는 원거리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직업적 사명감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근무시간 개인투자로 수익을 올리는 행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전대규 전대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수천가지 종류의 ETF에 국민연금 투자 종목들이 포함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내부 규정 개정을 통해 이해상충 소지나 부당거래 의혹이 없도록 면밀한 행동강령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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