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7-11 07:00:18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올해 코스피는 주당순이익(EPS) 추정치의 상향 조정 없이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의 힘으로 상승했다.
지난 10일 코스피는 장 초반 3140대까지 올라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기대감과 배당 성향 등을 고려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상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기존 2600~3150p에서 2900~3550p로 상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2025년 코스피 밴드 상단을 기존 3100pt에서 3400pt로 올려잡았다.
◇ 4분기 지수 상승 염두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단은 적정 주가수익비율(PER) 11.5배 적용, 배당성향 개선과 자사주 소각을 고려해 4분기 금리 인하와 수급 개선을 반영하면 지수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적 추정치는 횡보 중이나 향후 자사주 소각이 진행되면 주식 수 감소에 따른 EPS 증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목표 PER 11.5배는 최근 10년 12개월 선행 PER 평균과 표준편차를 고려한 수치에 근접한다.
김대준 연구원은 "심리 개선과 정책 효과를 반영하면 지수는 해당 레벨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각종 악재가 존재하는 3분기보다 금리 인하와 수급 개선이 예상되는 4분기에 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정책 기대감 확대로 코스피 전망 상향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사실 이전 정권 국회에서 이미 가결됐던 점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취임 1개월 만에 빠르게 입법이 추진된 점은 현 정부의 강한 정부 정책 의지와 추진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국내 증시 내 정책 환경은 한은의 금리 인하와 정부 추경 그리고 신 정부의 증시 부양책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그 어느 때 보다 강한 기대감을 반영해 가고 있고 하반기에도 이와 같은 흐름이 좀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변준호 연구원은 "최근 상법 개정안 통과를 재료 노출로 인식하며 단기 조정의 명분이 되었으나 정부 정책 기대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 소득 분리 관세 등 추가 증시 부양책으로 3분기 기간 동안 정책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자사주 정책 변화 가능성은 작년 이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증가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자사주 비율 높은 금융사(특히 증권, 보험), 지주사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배당소득 분리 과세로 인해 금융주들의 배당 확대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상법 개정 정책 구체안이 발표되고 기업들의 주주 환원 정책들이 실제화되는 과정에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추가 상승할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다.
변 연구원은 "증시의 초 강세 현상이 경기 반등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제 지표 개선이 확인되면서 정책 기대감이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연동되는데 따른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에 제시한 코스피 3400pt는 위기 직후 연준의 QE 정책 국면을 제외한 일반적 순환 사이클의 밸류에이션 밴드 상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이 단기적으로 크게 낮아져 있다는 점, 고객예탁금이 단기 급증했다는 점 등의 수급 상황은 적극적인 매도 주체가 부재함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변 연구원은 "대선 이후 외인과 개인의 연쇄적 매수 주체 역할 양상은 이를 잘 대변해 준다"며 "그런 측면에서 유동성 및 수급 효과에 따른 증시의 추가적 강세 가능성도 계속해서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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