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6752 JP), 가전 남겨 브랜드 지킨다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6-15 12:42:03

(사진=파나소닉)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파나소닉 홀딩스가 구조 개혁에서 경쟁사보다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서도, 일부 가전과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철수한 경쟁사를 대신해 시장을 사실상 떠받치는 위치를 지키고 있다. 

 

블루레이 디스크(BD) 레코더와 식기세척기처럼 수요가 줄거나 성숙한 시장에서도 제품을 계속 공급하며 점유율을 확보했고, 그 존재감은 브랜드 가치 유지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15일 전했다.


6월 중순, 축구 월드컵 북중미 대회를 앞둔 시점에 오사카시 요도바시 카메라 멀티미디어 우메다의 AV 매장에서는 BD 레코더 기능을 묻는 고객이 판매원에게 질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진열대 대부분은 파나소닉 제품이 차지하고 있었고, 소니그룹과 도시바는 수익성 악화로 2026년까지 철수했다. 파나소닉을 제외하면 샤프만이 소규모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판매원은 소니가 철수를 결정했을 때 파나소닉도 그만둘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당분간 생산을 계속한다고 설명하면 안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BD 레코더 시장의 이 같은 쏠림은 통계에도 나타난다.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는 2026년 4월분 BD 레코더 출하량을 비공개로 처리했다. 파나소닉의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 해당 회사의 판매 데이터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으로 BD 레코터 시장 전체는 하락세지만, 파나소닉은 2월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소니와 도시바의 철수 영향으로 2026 회계연도 업계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파나소닉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식기세척기도 비슷한 흐름이다.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손으로 하는 편이 낫다는 인식이 강해 보급 속도가 더뎠다. 탁상형 제품은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전기, 조지루시마호빈 등이 2000년대에 잇따라 철수하면서 파나소닉 중심의 공급 구조가 굳어졌다.

최근에는 맞벌이 가구 증가로 수요가 늘면서 시로카와 AINX 같은 신흥 기업도 시장에 들어왔다. 다만 현재도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추정치 기준 60~70%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주방 아래에 설치하는 빌트인형에서는 린나이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 부문에서도 파나소닉의 비중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오래된 기술이나 제품이 전혀 다른 용도로 다시 쓰이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펌프다. 파나소닉은 1955년 우물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고, 이후 수도 보급 뒤에는 온수기와 히트펌프 난방 등에 적용해 왔다.

파나소닉은 2025년 펌프 성능을 높이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에 특화한 제품도 개발했다. 기존 공랭 방식으로는 충분히 식히기 어려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열을 펌프로 순환시키는 물로 효율적으로 냉각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2026년에 클라우드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주문을 시작하고, 펌프 누적 출하 대수를 2024년 5,300만 대에서 2035년 1억 대로 늘릴 계획이다.

파나소닉 HD는 지난달 2025년부터 본격화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혁의 방향 설정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일정 부분 평가를 받으며 주가도 양호하지만, 여전히 진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가전 사업을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구조 개혁에서 앞서간 소니와 히타치제작소(6501 JP)가 철수와 축소를 택한 것과 달리, 파나소닉에는 더 강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러나 가전제품은 여전히 파나소닉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쿠스미 유키 사장은 지난달 공동 취재에서 가전 사업 존속의 의미에 대해 소비자에게 품질을 느끼게 함으로써 회사명에 긍정적인 인상을 남긴다고 말했다. 숫자로 드러나는 수익성 외에도 브랜드 가치라는 무형 자산을 남기는 효과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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