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여의도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육성...걸림돌은 '시장 규제'

김상진 기자

ceo@alphabiz.co.kr | 2023-03-17 09:22:37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서울시가 여의도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에 대한 진흥계획을 승인했다. 여의도를 핀테크·국제금융지수(GFCI) 글로벌 5위권에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글로벌 금융투자사 육성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규제 완화라는 데 입을 모은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여의도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 진흥계획 승인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여의도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에 대한 진흥계획을 승인했다. 2010년 금융특구로 지정된 이후 13년 만이다.

진흥계획은 진흥지구를 중심으로 권장업종 활성화 방안과 권장업종 기업·시설 관리 방안, 지구단위계획과의 연계 방안 등을 담은 종합계획이다.

영등포구는 2010년 여의도 금융특구 지정 이후 2012년 서울시에 진흥계획을 제출했으나 정부와 서울시 금융정책과의 연계를 위해 한 차례 승인이 보류됐다.

이후 2021년 서울시에서 '아시아 금융중심도시, 서울' 기본계획을 발표하자 영등포구가 이에 발맞춰 금융특구를 중심으로 한 금융산업 활성화 계획을 마련했다.

이번 진흥계획 승인으로 여의도에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총 593억5700만원을 투입한다. 향후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면 용적률 등 건축 규제 완화도 가능해진다.
 

여의도 금융 특정개발진흥지구 현황. (사진=서울시, 연합뉴스 제공)

 

◇ 핀테크·국제금융지수(GFCI) 글로벌 5위 목표

진흥계획은 '디지털국제금융중심지 여의도'라는 비전 아래 핀테크·국제금융지수(GFCI) 세계 5위권 진입 등의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디지털금융지원센터 설립, 핀테크기업 육성, 금융중심지 브랜딩 홍보 강화, 금융교육 활성화, 영어 친화 환경 조성 등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진흥계획 승인을 계기로 영등포구와 협력해 여의도 일대 금융중심지 기능 강화를 위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김기현 서울시 신산업정책관은 "이번 심의 승인을 통해 여의도 디지털금융산업의 성장이 탄력받고, 해외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양재-개포4동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 (그래픽=연합뉴스)

 


◇ "금융투자산업 관련 규제 완화 필요"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금융투자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제1차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는 증권사 대표들이 자리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해외 진출 관련 규제개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 등을 통해 10년 내 '아시아 톱3 증권회사'가 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금·자산관리 활성화를 통한 국민 노후준비 지원, 공모펀드 경쟁력 강화와 사모펀드 성장 지원, 대체거래소(ATS) 인가 등 K-자본시장의 질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사장은 "증권사가 모험자본 공급을 더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금융기관 지원이 필요하다"며 "증권사는 주식 관련 여신만 허용되어 있어 업권 내 칸막이를 철폐해 다른 금융업권이 할 수 있는 부분들도 허용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도 "각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지원하는 기업금융 업무는 증권사가 은행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증권사만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BDC 관련 법안이 빨리 국회에서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의도 특구 진흥계획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증권사 육성을 위해서는 글로벌 상황에 맞지 않는 지나친 규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투자계획과 함께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규제와 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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