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안도감을 준 美 FOMC..내년 1분기 금리인하 전망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12-12 08:00:51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3.50~3.75%로 25bp 인하했다. 

 

9월부터 시작해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낮춘 것이다. 시장의 또다른 관심사였던 대차대조표 재확대도 함께 발표되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반대표는 3표로 9대3으로 결정됐다. 그마저도 한 표는 마이런 이사의 50bp 인하 투표로 생각보다 연준 내 이견이 강하게 표출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 발톱깍은 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스탠스도 노동 시장의 상당한 하방 위험을 인정하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내년 말 점도표도 중간값(1회 인하)과 달리 2회 이상 인하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려보다 훨씬 덜 매파적 인하였다"고 분석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연방 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1월 FOMC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22.1%로 낮게 형성되어 있다"며 "가격에 반영된 인하 확률이 70% 이상이어야 인하 전망이 우세하다고 보면, 내년 6월 FOMC에서나 기준금리가 인하될 거라고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파월 의장도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 추정 범위 내로 들어왔고 위험관리 차원의 기준금리 인하로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정책도 중립 수준에 있다고 평가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내부에서 이견이 강화되면서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경기 및 물가에 대한 판단은 현상 설명에 집중했다"고 진단했다.

 

성명서 문구에서 경기 및 물가 인식은 지난 10월과 동일했다는 분석이다. "입수 가능한" 지표들은 경제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노동시장 역시 실업률이 소폭 올라왔다는 기존 문구를 그대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 역시 "연초 이후 상승"해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이어갔다.


하건형 연구원은 "연준이 통화정책방향 언급 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할 때 ‘폭과 시기’라는 표현을 사용해온 경향이 있다"며 "연준 보유자산 축소(QT) 결정이 12월 1일부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에 따른 성명서 문구가 변화됐다"고 해석했다. 

 

(출처=신한투자증권)

 

◇ 내년 유동성 풍부할 전망..1분기 기준금리 인하 예상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들의 고용 관련 심리 지표들이 개선 중이며, 경제 활동도 크게 위축된 것은 없다"며 "내년으로 갈수록 불확실성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감안할 때 경제 관련 리스크는 하방에서 상방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달러는 유동성 공급과 함께 연준이 인하 쪽으로 쏠려 있어 약세 압력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연준 인사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크게 걱정한다기보다는, 연방정부 폐쇄로 한동안 인플레이션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불안이 추가 인하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다고 했고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며 "AI로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고용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면,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 수요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으면서 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더욱 잦아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16일에 나올 11월 고용보고서와 18일에 나올 11월 CPI가 시장 예상을 하회하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예상보다 이르게 재개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연준은 기준금리 동결 전망 속에 의외의 완화책을 발표했다. FOMC는 월간 400억 달러의 무이표 국채 매입 계획 (RMP)을 공개했다. 

 

시장은 연준이 국채 매입을 재개한다면 250~350억 달러 규모를 예상했는데, 내년 4월 세금 시즌 때 재무부 일반계정 (TGA) 잔액이 증가하면 지급준비금이 충분한(ample) 수준을 하회할 수 있어서 예상보다 많이 매입하는 것이다. 

 

김일혁 연구원은 "RMP 월간 400억 달러, MBS 상환 월간 160억 달러, 셧다운 종료 후 재정지출 재개, IEEPA 관세 위법 판결로 사실상의 감세, 그리고 IEEPA 관세 환급과 차기 연준 의장이 높일 통화완화 기대 등으로 내년 상반기 유동성 환경은 매우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내 의견 분열이 심화된 만큼 이를 조율하기 위한 추가 지표 입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1월 FOMC 회의 전까지 입수될 지표는 금번 12월 인하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고용시장 급랭 신호만 없다면 1월에는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고용의 하방 위험과 물가 상방 위험을 비교해 고용 위축이 우려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이다.


고용시장 둔화가 금년 4분기부터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1~2월 경제지표에서도 고용시장 회복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ADP 민간고용에 따르면, 종사자 500명 이상 고용 증가폭은 AI 발 수요 확대에 힘입어 증가폭이 확대되나 500명 미만 기업의 고용은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내수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 고용이 증가세로 전환되기 전까지 통화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물가 역시 고용시장 회복이 동반되기 전까지 상방 위험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건형 연구원은 "연준은 내부 분열 속에 향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성명서 문구를 추가해 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다만 여전히 고용시장 둔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물가 상방 위험은 제한된 만큼 3월에는 1차례 25bp 금리 인하가 추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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