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6-06-04 08:00:33
[알파경제 = 박남숙 기자] 올해 5월 우리나라 수출이 월간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6년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한 877억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상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0.7% 증가한 42.8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수입은 608.0억 달러로 20.8% 증가했다.
◇ 압도적인 반도체, 반등하는 非반도체
한화투자자증권에 따르면, 15대 품목 중 컴퓨터, 반도체, 석유제품, 2차전지 등 11개 품목의 일평균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증가했다. 직전 3개월 대비 흐름이 양호한 품목은 반도체/컴퓨터/디스플레이, 석유제품, 자동차 등. 지역별로는 중국, 미국, ASEAN 수출 전반적으로 양호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IT 수출 강세가 지속됐다. 반도체와 컴퓨터(SSD) 수출액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재경신했다. 범용 DRAM, NAND, 고부가/고용량 메모리(MCP) 수출 단가 전월대비 상승했다. 조업일수가 지난달보다 3.5일 적었으나 범용 DRAM과 MCP 수출중량은 증가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견조했다.
여타 품목 중에서는 라면, 화장품, 변압기 수출단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非반도체 수출이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글로벌 제조업 회복이 가시화되면, 전통 소재/산업재 수출도 반등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5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3.4% 늘었는데,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은 153.1%, 非반도체 수출은 13.9%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단가 상승세를 감안하면, 올해 연간 수출 9000억 달러 상회는 충분히 가능하고, 1조 달러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한국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수출 호조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와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AI 인프라 밸류체인에 대한 수요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따른 SSD 수출 호조로 컴퓨터 수출은 4개월 연속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로 소폭 증가했고, 무선통신기기 역시 신제품 판매 호조에 따른 국내 생산 확대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IT 전 품목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화장품 수출은 K-뷰티 선호도 확산에 힘입어 역대 5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바이오헬스 역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처방 확대에 힘입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석유제품 수출은 수출통제 품목의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급등으로 수출액이 증가했다. 석유화학 역시 주요 기업의 정기보수와 수출물량의 내수 전환으로 물량은 감소했으나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수출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 조업일수 감소,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일반기계 역시 미국 관세 부담과 중동 지역 전쟁에 따른 운송 차질, 물류비 증가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철강 수출은 중국발 공급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와 저가 제품 중심의 수출 구조로 인해 단가가 하락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 하반기 매크로 불안에도 반도체 수요 견고할 전망
AI 투자 사이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 반도체 수출과 관련 산업의 실적 개선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수요 회복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AI 투자 수혜 산업과 비수혜 산업 간 격차가 확대되며 산업 전반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 역시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이는 단기적으로 수출 증가와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향후 AI 투자 둔화나 반도체 수요 조정이 발생할 경우 경기와 수출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단가와 글로벌 제조업 반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출도 상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거의 2 개월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는 주요 선진국 중에서는 유럽을 제외하면 오히려 모멘텀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모멘텀이 매우 강하다. 5월 미국 시카고 PMI는 강력한 수요 회복 속 62.7로 급등해 2022 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기 시작한다면, 그간 부진했던 유럽이나 일부 신흥국 쪽의 수요도 회복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정훈 연구원은 "지금의 분위기를 보면,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별로 하락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업들이 당장 AI 투자를 중단할 위험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주식시장이야 매크로보다 앞서가기도 하고 뒤쳐지기도 하지만, 일단 하반기까지는 매크로 환경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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