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진 기자
magicbullet@alphabiz.co.kr | 2025-05-18 09:18:37
[알파경제=이형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에 대해 "정치적 전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을 제명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18일 광주 동구 조선대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e스포츠 산업 현장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좀 나가주십시오' 부탁하니 '잠시 나가 있겠다'며 '국민의힘 승리를 응원한다'고 얘기하는데, 그럴 거면 뭐하러 탈당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저는 이미 90일 전쯤에 윤 전 대통령이 이렇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 이유는 진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치 전술상 그런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아마도 조만간 큰절하면서 '정신 차리겠다', '잘하겠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선언 약 2시간 전 SNS를 통해 "지난 2월 16일 '100일 안에 국힘과 국힘 후보가 윤석열을 부정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조짐이 시작됐다"고 적었다.
기자들에게는 "100일 안에 (탈당)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91일 만에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국민을 배신하고 국민주권에 어긋나는 큰 잘못을 저지르고는 꼭 국민에게 큰절하면서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계속 (잘못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군사쿠데타에 대해 명확하게 석고대죄하지 않고 적당히 미봉책으로 넘어가려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하와이에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고자 당 소속 의원들로 '하와이 특사단'을 구성한 데 대해서는 "잘 되길 바라지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보수의 가치를 헌신짝처럼 팽개쳤기 때문에 합리적 보수 인사를 다시 담을 수 있겠냐 예측해 본다면, 지금 그런 태도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서는 개혁신당을 탈당한 김용남 전 의원이 깜짝 등장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전날에는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국민의힘 안에서 합리적 보수 입장을 가지고 보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 정치인이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중도 보수적 가치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가능한 많은 분들을 대통합 차원에서 함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5·18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광주 5·18 정신은 지역 정신이 아니라 국민주권 정신"이라며 "헌법 전문에 꼭 수록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를 통해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 저는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달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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