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9-17 08:00:54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코스피가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신고가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급등장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연초 대비 42% 상승했는데, 이는 코스피 50년 역사에서 다섯 번째 강세장이다.
그중에서도 ‘반등장(경기침체 직후 되돌림)’을 제외하면 세 번째 강세장에 해당한다.
◇ '3저 호황' 조합에 정책 모멘텀 가세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매크로 환경은 ‘3저 호황’과 유사하며, 비슷한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며 "증시 부양책 영향 뿐 아니라 매크로 환경 자체도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3저’란 저환율(달러 약세), 저유가, 저금리를 일컫는다.
과거 사례를 단순히 보면, 이후에도 연말까지 상승한 경우가 더 많았다. 승률은 약 90%였고, 연말까지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7.6%였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국내 증시가 3~4개월만에 이처럼 빠른 속도로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승을 기록한 것은 PER 4~5차례에 지나지 않는다"며 "2000년대 중후반 차이나플레이 기간을 제외한다면 대체로 대외 경제적 충격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급변하는 시기에 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에 반해, 현재는 실적 전망의 하향 압력이 우위에 있으나 과거 사례들만큼 그 강도가 강하지 않다.
결국, 실적 변동에 기인한 부분보다는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 반도체 기업 상승으로 증시 추가 랠리 전망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AI 를 중심으로 한 미국 주식시장 상승에 영향을 받아 한국 주식시장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 둔화 우려 속 버블 막바지에 투자자들은 실적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AI 인프라 기업에 관심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이외 국가들은 지금의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2026년 확장 재정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부 지출이 집중되는 분야 중 하나가 AI 인프라 구축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며 한국 주식 시장 상승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계속되는 '3저 호황'의 환경과 증시 부양책의 조화로 관심 대상은 내년 하반기쯤 인플레 재점화 여부"라고 판단했다.
저환율과 저유가, 저금리로 일컬어지는 '3저' 중 달러 약세가 가장 중요하며, 나머지 두 개의 중요도는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연구원은 "‘3저’ 조합이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데 이 어려운 조합이 1986년 이후 40년 만에 다시 나타나고 있다"며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저환율·저금리(금융억압 때문에) 환경과 저유가의 조합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정책(배당 분리과세 등)과 3저의 조합은 한국 증시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것이란 예상이다.
이은택 연구원은 "향후 증시 약세장(-20% 내외)을 만들 이슈는 인플레이션"이라며 "이를 경계해야 할 시기는 내년 하반기쯤"이라고 내다봤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와 비교한 국내 증시의 단기 상승 속도를 감안한다면, 향후 정책 방향성 및 9월 FOMC 이후 금리 인하 경로에 따라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잦아들고, 소폭 반등을 모색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캘린더 효과를 반영한 선행 12개월 실적 전망은 연말까지 약 5%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원 연구원은 "이를 감안한다면, 현재의 밸류에이션 멀티플 유지 시 펀더멘털 개선에 기반한 상승 모멘텀 지속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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