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 주식시장 조정..기술적 부담 완화 과정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11-19 08:00:30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미국 주식시장이 11월 들어 조정을 겪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주식시장 조정의 성격은 단기 과열을 식히는 기술적 조정으로 인식했다.

 

주식시장은 11월 중 호실적에는 일절 반응하지 않고 sell-on으로 일관하는 한편 부정적 실적에는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헤드라인을 동반하지 않은채 하락하는 날도 많았다. 이런 점은 조정의 성격을 기술적 부담 완화 과정이란 해석이다.

 

◇ 美 증시 펀더멘털 이상 '無'..기술적 부담 완화 중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이후 50일선을 한번도 하향 이탈하지 않았을 정도로 제대로 된 조정을 겪지 않았다는 점은 이번 조정을 오히려 중기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실적 모멘텀이 강하기에, 누적된 기술적 부담이 완화된다면 주가는 결국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얼마나, 언제까지 단기 조정을 겪을 것인지는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성환 연구원은 "상승 추세의 전제조건인 실적 모멘텀은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극대화되는 중이며 당장 약해질 만한 여지가 별로 보여지지 않는"며 "10월 FOMC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은 되돌림되고 있지만 아직 긴축을 생각할 단계는 아니어서 증시 펀더멘탈의 심대한 변화는 없다"고 진단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했던 금리동결 우려 확산은 지표 미확인에 따른 부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는 셧다운 해제로 인한 경제지표 발표의 정상화와 함께 크게 누그러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그간 시중에서 유동성을 흡수하기만 하던 미국 재무부는 이제 자금 집행이 가능해지면서 유동성을 방출하는 주체로 변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재무부 일반계정에는 분기 목표치인 8500억 달러를 초과하는 1조 달러의 유동성이 축적되어 있다. 

 

서정훈 연구원은 "이는 1500억 달러의 유동성이 연말 동안 풀릴 수 있다는 뜻"이라며 "팬데믹 당시 월평균 양적완화(QE) 규모가 1000억 달러 규모였음을 고려하면 분명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은 2023년을 기점으로 반등하는데 성공하며, 자산가격 상승을 주도했다"며 "이는 미국 M1(협의의 통화), M2(광의의 통화)의 방향성 전환에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미국 재정 및 통화 정책 등을 고려하면 미국 주도하에 글로벌 유동성은 지속적으로 자극될 것이란 전망이다.


◇ 반등시 최소 3개월 이상 소요..추격 매수 금물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성한 펀더멘탈 속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했던 상황에서, 지수가 중기 상승 채널을 뚫어낼 정도로 오버슈팅했다가, 기술적 피로감으로 인해 급등락에 휘말렸던 사례들을 현재와 유사한 상황으로써 참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1월, 2021년 2월, 2024년 7월의 세 번의 사례를 살펴보면, 나스닥 지수는 단기 오버슈팅 이후 다음과 같은 패턴을 거쳤다. 주가저점은 단기 고점 이후 평균 3~4주 정도 이후에 형성됐다. 


지수는 통상 100일선까지는 밀리나, 펀더멘탈에 대한 기대가 유지된다면 지지력을 강하게 보여줬다. 주가는 저점을 형성하더라도 곧바로 V자로 신고가를 돌파하진 못했고, W자형 패턴을 보여준 이후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으며 주가가 신고가 영역에 확실하게 안착하려면 최소한 세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김성환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조정이 시작된지 2주가 지난 가운데 나스닥 지수가 50일선에 걸터앉은 현재 시점에서는 손절/매도 실익이 크지 않다"며 "50~100일선 영역은 분할매수를 통해 비중확대를 고려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신고가에 안착하려면 전고점으로부터 통상 3개월 이상이 소요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연말까진 주가가 반등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여도 급하게 추격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여유를 가져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출처=신한투자증권)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목요일 공개되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일정 또한 우려보다는 기대할 것이 많은 이벤트일 것"이라며 "그간 엔비디아의 실적에 강력한 선행지표가 되어왔던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강력한 자본지출 동향과 대만의 미국 수출액 급증 추이를 고하면 현재 엔비디아에 반영된 이익 추정치는 다소 보수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현재 30배 초반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R) 레벨은 분명 부담스럽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정훈 연구원은 "증시 전반의 숨 고르기가 제법 오래 이어진 탓에, 투자심리는 생각보다 위축되어 있는 상태"라며 "때문에 역발상 관점에서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비중확대 전략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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