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HMM 인수, 해운업계 ‘반발'…해운생태계 파괴 우려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09-12 09:10:29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한국해운협회가 최근 포스코그룹의 국내 1위 해운사인 HMM 인수 검토 소식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해운업계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협회는 지난 11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는 해운생태계를 파괴하는 처사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HMM 인수를 위해 삼일PwC, 보스턴컨설팅 그룹 등과 계약을 맺고 대규모 자문단을 꾸리는 등 인수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은 HMM 인수를 통해 해운업에 진출하여 물류비 절감 등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해운협회는 철강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에 HMM이 편입될 경우, 해운 전문기업으로서의 투자보다는 주력 산업의 보조 기업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철강 산업이 어려움에 처할 경우, 정부와 업계가 어렵게 회생시킨 HMM이 다시 희생될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협회는 현재 HMM이 94만TEU의 수송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MSC(620만TEU)나 MAERSK(440만TEU)와 같은 해외 초대형 선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컨테이너선 분야의 해운 전문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한, 포스코와 같은 대량화주 기업의 해운업 진출이 기존 해운 전문기업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해운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협회는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이 모기업의 철광석 등 대량 화물 운송을 시작으로 철강 제품 수송까지 확대될 경우, 국내 기존 선사들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등 해운산업의 근간이 와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수출입 업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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