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4-02 09:15:06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일본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장기 계약으로 들여오는 원유 가격이 3월 들어 급등했다. 대표 유종인 아라비안 라이트의 3월 출하분은 배럴당 126.28달러로, 전월보다 57.71달러, 84% 뛰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2일 전했다. 이란 정세 불안으로 공급이 지연되는 가운데, 엔화 약세까지 겹치며 일본의 수입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아시아 지표 원유인 두바이와 오만 원유의 월평균 가격 상승이 있다. 사우디산 장기 계약 가격은 여기에 조정금을 더해 매달 재검토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월 기준 일본의 원유 수입 중 51%가 사우디산이었고,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포함한 중동 의존도는 94%에 달했다.
두바이 원유의 3월 평균 가격은 배럴당 약 126달러로, 2008년 7월 금융위기 직전 기록한 131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3월 평균 환율이 달러당 158엔대 후반까지 밀리며 엔화 환산 가격은 배럴당 2만100엔을 조금 넘었다. 이는 전월보다 약 9,500엔 높고, 1986년 이후 최고치다.
정부는 3월 19일부터 석유 원매각사에 보조금을 지급해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3월 31일 발표한 전국 평균 레귤러 가솔린 가격은 리터당 170.2엔으로, 보조금 시행 전인 3월 16일의 190.8엔보다 20.6엔 낮아졌다. 다만 보조가 길어질수록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노무라증권은 원유가 130달러 수준일 경우 보조금이 없으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약 225엔에 이를 수 있고, 보조금 소요는 하루 약 160억 엔, 월 5,000억 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재원을 합쳐도 약 1조 엔 안팎으로, 현재 수준이 이어지면 5월 말께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고 노자키 우이치로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영향은 전기와 가스 요금으로도 번질 수 있다. 일본의 액화천연가스(LNG) 조달 계약 상당수는 평균 원유 수입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이 정해진다. 대형 전력회사의 일반 가정용 요금에는 연료비 조정 항목이 포함돼 있어, 연료비 상승의 충격은 약 3개월 뒤인 6월쯤 전기요금에 반영될 전망이다.
미쓰이 스미토모 DS 자산운용의 매크로 전략가는 원유가 앞으로 1년간 130달러 부근을 유지하면 일본의 인플레이션율이 1.28% 오르고, 명목 GDP는 2.65%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 전략가는 미국과 이란이 휴전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유통이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쓰비시 UFJ 리서치&컨설팅의 아쿠타 토시 주임 연구원은 조달 다각화가 제한적이지만 유효한 대응책이라며 미국과 남미를 대안으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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