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기업 파산, 재건 대신 '청산' 택하는 사례 급증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4-08 11:24:22

(사진=파산관리 회사 드론넷 홈페이지)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최근 일본 대기업들 사이에서 경영 재건을 시도하기보다 파산 절차를 통해 기업을 소멸시키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제국데이터뱅크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발생한 부채 50억 엔 이상의 대형 파산 사건 23건 중 60%에 해당하는 14건이 ‘파산’ 또는 ‘특별 청산’ 형태의 청산형 절차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업 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향후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의하면 재건형 절차인 민사재생법 및 기업재생법은 사업을 유지하며 채무를 조정하는 방식을 취하지만, 파산 및 특별청산은 잔여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에게 배분한 뒤 법인을 소멸시키는 청산형 절차다.


가장 큰 규모의 파산을 기록한 드론넷은 당초 드론 구매를 활용한 절세 스킴을 주력으로 삼았으나, 2022 회계연도 세제 개정으로 사업 동력을 상실했다. 이후 암호자산 채굴 장비 판매로 전환했으나, 도쿄국세청으로부터 약 30억 엔의 소득 은폐를 지적받고 추가 과세가 더해지며 자금 흐름이 완전히 막혔다. 

 

드론넷의 파산은 관련 기업들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졌으며, 후쿠시마 건설자재 등 4개 사는 2026년 2월 16일 파산 절차를 밟게 되었다. 특히 후쿠시마 건설자재의 부채만 300억 엔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모 살롱을 운영하던 MPH는 신규 고객 확보 비용의 급증과 잦은 모회사 변동으로 인한 경영 전략 부재가 화근이 되었다. 또한, 일본 반도체 산업 재생의 기대를 모았던 JS 펀다리는 막대한 설비 투자와 치열한 국내외 가격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을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청산형 파산의 증가 추세가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13일에는 목질 바이오매스 발전 업체인 소야노우드 파워가 나가노 지방법원으로부터 특별 청산 시작 명령을 받았다. 산업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이 재건이라는 선택지 대신 청산을 통한 퇴장을 택하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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