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반도체로 버티는 한국 수출..非반도체 수출 회복 선행 필요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12-04 08:00:50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한국의 11월 수출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8.4% 늘며 6개월 연속 월별 역대 최대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일평균수출은 13.3%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입은 유가 하락 속에 에너지 수입은 감소했으나 비에너지 수입이 증가하며 1.2% 증가 전환했다. 무역 흑자는 97.3억 달러를 기록해 1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호조와 대미국 수출 회복이 지속되며 수출이 양호했지만 내년 수출 증가율이 상승하려면, 非반도체 회복이 더해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 양호한 헤드라인..반도체와 비반도체 차별화 흐름 지속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 한국 수출은 610.4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4% 증가, 수입은 513.0억 달러로 1.2%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은 27.1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3.3% 증가했고, 반도체와 선박 제외 일평균 수출도 5.4% 늘었다.

15대 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무선통신기기 등 9개 품목의 일평균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증가했다.

직전 3개월 대비 흐름이 양호한 품목은 2차전지, 컴퓨터, 자동차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 수출 모두 최근 흐름 대비 개선됐다.


수출단가는 전년동월대비 18.0% 상승, 수출물량은 8.1% 감소했다. 지난 10월과 비교해도 단가는 상승, 일평균 물량은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원유수입이 감소로 전환하면서 흑자 폭이 확대됐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품목별로는 반도체(+38.6%)와 자동차(+13.7%) 수출 호조가 두드러졌다"며 "반도체 수출은 견조한 수요 속 초과수요 환경이 유지돼 단가 상승과 물량 증가가 동반되며 올해 네번째로 역대 최대치를 재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수출은 EU 시장에서의 전기차 경쟁 심화에도 지난해 파업 기저효과 속 두 자릿수 증가 전환했다. 반면 자동차부품은 11.2% 줄며 부진했다. 

 

화장품과 농수산식품 등 유망수출품목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그 외 구경제 품목은 부진한 흐름을 연장했다.

반도체와 비반도체 차별화가 심화됐다는 판단이다.

 

11월 수출 호조는 전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기인한다. 금번 반도체 수출의 전체 수출 성장기여도는 8.5%p이다. 즉, 반도체 제외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0.1% 감소했다. 

 

IT 업종 내에서도 반도체와 비반도체 차별화 흐름이 지속됐다. 컴퓨터는 한 자릿수 초반대 증가세를 유지하고 무선통신기기는 이달 들어 5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이진경 연구원은 "당분간 AI에 집중된 산업 수요 속 반도체를 선두로 한 한국 수출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비반도체 품목의 수출 동력이 미약하게 유지되는 점은 수출 호조의 지속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출처=한화투자증권)

 

◇ 非반도체 수출 회복이 선행돼야..내수에 기대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중 한-미 무역협상 타결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돼 수출 하방우려가 일부 완화됐다"며 "단기간 레벨을 높인 원/달러 환율 역시 수출 업체 관점에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아직까지 양호한 비미국 수요에도 관세 충격 발 하방 압력의 지속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이진경 연구원은 "주도 품목에 쏠린 수출 환경과 비미국 수요를 지탱했던 누적된 금리인하 및 부양책 효과의 점진적 약화를 고려했을 때 내년으로 가며 전체 수출의 완만한 둔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수출은 역대 최초로 7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반도체 업황과 글로벌 제조업 사이클을 감안하면, 내년 수출 하방 압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출 증가율이 당사 예상대로 5%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소재, 산업재 등 非반도체 수출 회복이 선행돼야한다는 조언이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반도체 수출 호조를 기대해 볼 수 있겠으나, 과도한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부담 요인인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증가율 측면에서 2026년에 반도체 수출이 높은 기저를 극복할 수 있을지 혹은 非반도체 품목이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백관열 연구원은 "이에 따라 한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는 수출보다는 내수에 걸어야 하는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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