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10-27 10:35:56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말차(抹茶) 열풍에 일본 차 산업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해 들어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찻잎과 가공 설비 모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전했다.
일본 대표 음료기업 이토엔(2953 JP)은 공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말차 조달 전담 부문을 신설했다.
일본차수출촉진협의회에 따르면, 올해(1~8월) 말차를 포함한 분말형 녹차의 수출량은 5,162톤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5,091톤)를 넘어섰다. 수출액은 271억 엔으로 2020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일본내에서는 센차(煎茶) 생산 농가가 말차 원료인 텐차(碾茶) 재배로 전환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즈오카현의 한 유기농 말차 생산업체 관계자는 “말차를 만드는 모든 공정의 자재와 기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토엔은 시즈오카 공장에 분쇄기(해머밀)를 2대 추가 도입해 연 630톤 생산 체제를 갖췄지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
분쇄기 제조업체인 이케다제차기계점은 주문 폭주로 내년 3월까지 신규 수주를 중단한 상태다.
텐차 생산량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지만,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아이치현의 말차 수출업체 아이야(Aiya) 관계자는 “폭염으로 올해 원료 찻잎이 전국적으로 20% 줄었다”며 “국내외 신규 주문을 거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토엔은 일부 제품 가격을 1.5~2배 인상했지만, 외국인 관광객 중심의 ‘프리미엄 말차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커피 원두 가격 상승에 따라 말차 라떼 등 대체 음료 소비가 늘고 있다”며 “일본 내 공급만으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말차는 이제 단순한 전통 차가 아니라 세계적 프리미엄 식재료가 됐다”며 “일본 업체들이 조달망을 강화하지 않으면 해외 시장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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