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7201 JP), 혼다(7267 JP)와 미국서 차량·파워트레인 공동개발 검토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11-14 09:53:11

(사진=닛산 홈페이지)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닛산자동차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혼다와의 차량 및 파워트레인 공동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닛산의 이반 에스피노사 사장은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혼다와 공동 개발을 논의 중”이라며 협업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보호무역 강화와 관세 인상으로 시장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일본 완성차 업계가 생존 전략 차원에서 협력 체제 구축에 다시 나서는 모습이다.


에스피노사 사장은 “구체적인 차종은 논의 단계”라면서도 전기차(EV), 하이브리드차(HV)까지 범위를 넓힌 포괄적 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워트레인은 엔진·모터 등 핵심 구동장치로,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품목에 해당한다.

혼다는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양사는 2024년 8월 EV 개발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제휴를 체결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경영 통합 협의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2025년 2월 협의가 최종 결렬되면서 양사 관계는 급랭했다. 이번 논의는 경영 통합 실패 후 다시 협업 범위를 좁혀 관계를 복원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협업 논의 배경에는 북미 시장 부진이 자리한다. 닛산은 북미에서 강세를 보였던 하이브리드 라인업 투입이 늦어 판매가 부진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혼다 역시 EV 판매 확대에 따라 장려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2025년 4~9월기 자동차 부문 적자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미국 시장에서 비용 경쟁력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에스피노사 사장은 “양사는 미국 내 생산·공급망 기반이 탄탄하고 개발 능력도 높다”며 “결과적으로 관세 영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외 다른 시장에서도 협업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닛산은 가동률이 떨어진 미국 공장에서 혼다 브랜드의 픽업트럭 생산 방안을 검토해 왔다.

에스피노사 사장은 “통합이나 자본 제휴는 현 단계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협업 실적이 축적될 경우 자본 제휴·통합 논의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닛산의 오랜 파트너인 프랑스 르노와의 관계도 변곡점에 서 있다. 2023년 자본 관계를 재조정해 15% 상호 출자로 합의했고, 2025년에는 이 비율을 10%로 낮출 예정이다. 그는 “장기적 목표가 일치하는지에 따라 자본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반면 닛산이 지분을 보유한 미쓰비시자동차 (7211 JP)에 대해서는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닛산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글로벌 2만 명 감축, 7개 공장 축소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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