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탈퇴 6단계 거쳐야…"다크패턴" 비판 확산

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12-03 08:56:41

(사진=쿠팡)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쿠팡에서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회원 탈퇴를 시도하는 소비자들이 최소 6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절차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 탈퇴 방법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급증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탈퇴 버튼을 찾기 어렵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구조가 소비자 이탈을 막으려는 '다크패턴'이라고 지적한다.

쿠팡 모바일 앱에서 회원을 탈퇴하려면 '마이 쿠팡'의 '회원정보 수정' 메뉴에서 스크롤을 끝까지 내린 후 'PC 버전으로 이동'을 선택해야 한다. 이후 PC 화면에서 비밀번호를 재입력하고, 이용 내역을 확인한 뒤, 객관식과 주관식 설문조사를 완료해야 탈퇴 신청이 가능하다.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의 경우 절차는 더욱 복잡하다. 회원 탈퇴 전에 먼저 멤버십을 해지해야 하는데, 해지 과정에서 "와우할인가로 구매할 수 없다" "새벽 배송, 당일배송 혜택이 사라진다" 등의 팝업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와우 전용 혜택 그만 받기' 버튼을 클릭한 후에도 "와우 전용 쿠폰이 사라진다"는 안내문이 추가로 뜨며, '와우 전용 쿠폰 포기하기'를 눌러야 해지가 완료된다.

웹사이트에서도 탈퇴 경로를 찾기는 마찬가지로 어렵다. '마이 쿠팡'의 'MY 정보-개인정보확인/수정' 메뉴 최하단까지 내려가야 작은 글씨로 '회원탈퇴' 버튼 안내문을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런 식으로 불편한 구조를 이용해 고객 이탈을 막는 것을 다크패턴이라고 부른다"며 비판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계정 약 3370만개에서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주문정보 등이 무단으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 규모는 올해 4월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고보다 1000만명 이상 많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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