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11-17 08:55:41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석유화학 사업 재편안을 이번 주 확정하며 업계 구조조정 논의에 첫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이번 재편안은 두 회사가 대산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설비를 통폐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이르면 이번 주 각 사 이사회를 통해 정식 승인될 예정이다.
앞서 양사는 재편안 초안을 정부에 제출하고 세부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 재편의 핵심은 롯데케미칼이 대산 공장의 NCC(나프타분해시설) 설비 등을 현물 출자 방식으로 HD현대케미칼에 이전하여 설비를 통합하고, HD현대케미칼은 현금 출자를 통해 합작사를 설립한 뒤 양사의 지분율을 유사하게 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HD현대케미칼의 지분 구조는 HD현대오일뱅크가 60%, 롯데케미칼이 40%를 보유하고 있으나, 합작사 설립 후에는 양사의 지분이 대등한 수준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사업 재편안 확정은 지난 8월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 재편을 위한 자율 협약을 체결한 이후 첫 구조조정 사례다.
정부는 업계 첫 사례가 나온 만큼, 관계 부처 합동으로 합의안 이행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설비 통폐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정거래법 저촉 문제 및 세금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정거래법은 기업 결합으로 인한 시장점유율 1위 업체 발생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석유화학 업계의 시급한 구조조정을 고려하여 관련 법 적용 유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담합 및 독과점 규제 우려에 대해 개별 사안별로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원활한 추진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산 단지에서의 사업 재편이 첫걸음을 뗀 가운데, 여수와 울산 단지에서도 추가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울산에서는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등 3사가 외부 컨설팅 기관의 자문을 받아 사업 재편안을 수립 중이다.
여수에서는 LG화학이 GS칼텍스에 여수 NCC 매각 및 합작 회사 설립을 통한 통합 운영을 제안했으나, 후속 진전은 확인되지 않았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의 통합 논의 역시 공동 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간의 갈등 해결이 선결 과제로 남아있다.
정부는 사업 재편안 제출 시한을 연말로 제시하며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로,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라며 "업계가 이번 골든타임을 허비한다면 정부와 채권금융기관도 조력자 역할에 한계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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