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7203 JP), 신차 사이클 7년→9년으로 연장…SDV 전환 가속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11-17 09:02:20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도요타자동차가 주력 차종의 신차 판매 사이클을 기존 평균 7년에서 9년으로 연장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전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중심으로 차량 가치를 유지하고, 전동화·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개발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신차 투입 간격을 늘림으로써 신형 모델의 잦은 출시로 발생해온 차체 가격의 급격한 하락도 완화한다는 전략이다.


도요타는 차량 기능을 소프트웨어 추가·갱신을 통해 향상시키는 SDV 개념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새로운 기기 탑재 없이도 성능을 개선할 수 있어, 외관을 포함한 전면 개량(풀모델 체인지)을 단기간에 반복해야 했던 기존 자동차 비즈니스 모델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인증 부정 문제가 드러나면서 개발 일정과 인증 체제를 재검토한 점도 사이클 연장 배경으로 작용했다.

평균 9년이라는 신차 주기는 도요타로서는 이례적으로 길다. 도요타의 주력 차종은 과거 약 5년 주기로 전면 개량이 이루어졌으나, 차량 고성능화가 진행된 2000년대 이후 약 7년으로 늘어난 바 있다. 

 

최근에는 SUV ‘RAV4’를 약 7년 만에 새롭게 단장해 2025년도 중 발매할 계획이다. 차종별로 주기는 일부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도요타는 인기 차종에 주문이 몰리면서 납기가 장기화되거나 일시적으로 수주를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컨대 ‘랜드크루저’는 주문 후 납차까지 수년이 걸리며, 납차 시점에 차기 모델이 이미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판매 기간이 길어지면 인기 모델의 구매 기회가 확대되는 동시에, 차량 가치 하락 폭이 줄어 중고차 가격 방어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모델 판매 기간 연장에 맞춰 도요타는 판매점에 적용되는 도매가격 체계도 재검토한다. 

 

지금까지는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단계적으로 도매가격을 인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앞으로는 차종별 특성과 판매 상황에 따라 보다 탄력적인 가격 설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판매점은 도매가격과 실제 판매가격의 차이(마진)를 주요 수익원으로 활용하며, 일부는 고객 대상 가격 인하에 쓰고 있다. 도매가격이 내려갈수록 마진은 확대되지만, 판매 난도가 높아지면서 가격 인하 폭도 커지는 구조다.

일본 자국내 메이커 중 혼다(7267 JP)는 67년 주기의 전면 개량이 일반적이며, 닛산(7201 JP)은 10년에 가까운 장기 사이클 사례도 많다. 

 

테슬라는 35년, 중국 신흥 전기차 업체는 1년 단위 모델 변경도 등장하는 등 경쟁 구도는 다양하다. 

 

도요타는 주력 차종에 한해 사이클을 연장하되, 중국 등 지역 한정 모델은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춰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모델 주기 변화가 철강 등 소재 기업의 개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면 개량뿐 아니라 부분 변경 시에도 신소재 채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