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5-04 09:33:19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짙푸른 신록이 내려앉은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공기는 평소와 달랐습니다.
지난 1976년 ‘용인 자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여가 문화의 문을 열었던 이곳이 어느덧 지천명의 나이, 50돌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놀이기구를 타는 테마파크를 넘어, 이제 에버랜드는 하나의 ‘거대한 예술 무대’이자 ‘생명의 쉼터’로 그 품격을 높이며 방문객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 '판다 월드'의 새로운 주인공, 루이·후이바오와의 조우
에버랜드의 상징이었던 푸바오와의 이별에 아쉬워할 틈도 없었습니다.
판다월드는 이제 새로운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바로 쌍둥이 아기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머무는 ‘세컨하우스’ 때문입니다.
대나무를 꼭 껴안고 장난을 치는 쌍둥이의 모습은 존재 자체로 치유(Healing)였습니다.
*판마가 대나무를 먹는 이유는? 판다는 약 400만 년 전 고기의 감칠맛을 느끼게 해주는 유전자(Tas1r1)가 기능을 잃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고기 맛에 흥미를 잃게 됐고, 자연스럽게 주변에 흔한 식물성 먹이인 대나무로 눈을 돌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판다는 "맛있는 고기 대신, 경쟁자가 없는 무한 리필 식당(대나무 숲)"을 선택해 멸종의 위기에서 살아남은 영리한 생존가라고 할 수 있다.
바오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인 송영관 사육사는 "내년 7월이면 이 아이들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지금 이 순간 함께 있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고 전했습니다.
판다를 바라보며 천진하게 웃음 짓는 아이들과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부모들의 얼굴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옆 동네 판다월드에서 '쿨드락'을 베고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는 아버지 러바오의 여유와 귀여운 레서판다, 황금원숭이들의 재롱 또한 놓칠 수 없는 묘미입니다.
◇ 야생의 본능을 깨우다, '사파리월드 더 와일드'
올해 에버랜드의 변신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물 복지'에 대한 깊은 철학입니다.
새롭게 단장한 '사파리월드 더 와일드'는 인간의 시선이 아닌, 동물의 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친환경 전기 버스에 몸을 싣고 들어선 사파리는 마치 아프리카 초원에 떨어진 듯한 착각을 줍니다.
사자, 호랑이, 불곰 등 8종의 맹수들이 그들만의 본능적인 행동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 덕분에, 방문객들은 인위적이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생명력을 아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 하늘에 수놓은 서사시, 전율의 공연 '윙즈 오브 메모리'
1000석 규모의 그랜드스테이지는 빈자리 없이 관객들의 기대감으로 가득 찼습니다.
정적을 깨고 등장한 것은 캐나다의 세계적인 서커스단 '서크 엘루아즈'와 에버랜드가 1년 6개월간 공들여 준비한 '윙즈 오브 메모리(Wings of Memory)'.
주인공 소녀 이엘의 발걸음을 따라 펼쳐지는 무대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이국적인 리듬에 맞춰 공중그네가 허공을 가르고, 화려한 불쇼가 관객들의 눈동자에 일렁일 때마다 장내에는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30분이라는 시간이 찰나처럼 느껴질 만큼, 역동적인 곡예와 예술적인 연출은 마치 한 편의 환상적인 꿈을 꾸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 "사람들의 머릿속에 소중하 추억을 심어줘"
“삼성에는 반도체 메모리를 만드는 곳(DS부문)도 있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에 소중한 추억(Memory)을 심어주는 에버랜드도 있습니다”
에버랜드 관계자의 이 말처럼, 이곳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국민 1인당 평균 5회 이상 방문하며 수억 개의 추억을 쌓아온 '기억의 저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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