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개정상법 반영 첫 '주총시즌', 자사주 소각 여부 점검 필요

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6-03-17 05:00:48

[알파경제 = 김혜실 기자] '주총 시즌'이 다가온다. 국내 상장사 대부분이 12월 결산법인이며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하기 때문에 3월 중하순이 주총 시즌으로 여겨진다.   
이번 주총 시즌은 시장의 관심이 더욱 크다. 각 기업이 상법 개정안 시행에 맞춘 대응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발표되면서 해당 모멘텀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란 사태 이후 모멘텀이 희석됐을 여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총 시즌에 다시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주주총회. (사진=연합뉴스)

◇ 3차 상법 개정안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핵심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차 상법 개정안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 선임 및 해임 시 3% 룰 강화, 전자주주총회 도입, 사외이사 명칭 변경, 독립이사 구성 비율 등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화두였다. 
지난 2차 상법 개정안에서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주주 권익 보호 강화가 골자였다. 
올해 3차 상법 개정안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핵심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세부 사항을 보면, 신규 취득 자사주에 대해서는 1년 이내 소각이 원칙이며, 기존 보유 자사주의 경우 18개월 이내 소각해야 한다.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부여 등의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예외적 사유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따라서 이번 주총 시즌에는 자사주 소각 발표 기업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라고 말했다. 
상법개정안. (사진=연합뉴스)

◇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지주사·금융사 관심
주식시장의 선행성을 고려할 때 지난 2월 발표된 3차 상법 개정안을 끝으로 해당 모멘텀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최근 이란 사태 이후 코스피의 PER은 8.51배까지 떨어지며 장기 평균 9.78배를 밑돈다. 
강현기 연구원은 "이벤트에 의한 충격으로 기존 상법 개정안 모멘텀이 희석됐을 여지가 존재한다"라며 "이란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해당 이벤트가 정점을 지날 때 주식시장 반등의 힘이 더 강해질 것이라 모멘텀이 존재하는 주식이라면 이번 주총 시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강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은 EPS를 높이는 것을 통하여 PER을 낮춰 밸류에이션 관점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직접적인 수단이 되기 때문에 현재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주총 시즌 이후 더 두드러질 수 있다"라며 "개별 업종 및 종목 관점에서는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아서 그것의 소각을 발표할 여지가 있는 지주사 및 금융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 "자사주 많다고 무조건 소각 아냐"
다만 이번 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비율이 높다고 무조건 자동 소각을 하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제 소각 의지는 별도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투자자는 자사주 잔고보다 지배주주가 지금 소각을 택할 유인이 있는지, 상법상 예외조항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려 하는지, 관련 안건이 주총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개정 상법은 취득 후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면서, 임직원 보상·우리사주·법령상 의무·정관에 정한 경영상 목적 등 몇 가지 예외를 허용한다. 이 가운데 ‘신기술 도입·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은 해석 범위가 넓어, 기업이 M&A·전략적 제휴·재무 재편 등을 이유로 자사주를 계속 보유·처분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조항이다.
실제 KT&G는 3차 상법 개정 직후 보유 자기주식 전량 소각을 발표하는 동시에,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위해 필요한 경우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각 의무를 선제적으로 이행해 시장에 신뢰를 주면서도, 향후 M&A·전략적 제휴·자본정책에 자사주를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여지를 확보한 셈으로, 의무소각 취지와 경영 유연성 사이에서 균형을 택한 사례로 볼 수 있다"라며 "비슷한 정관 개정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지 향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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