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12-04 10:03:26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미쓰비시 자동차가 닛산·혼다와 함께 미국에서 차량 공동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4일 전했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대응해 3사가 협력을 통한 비용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미쓰비시 자동차의 카토 다카오 사장은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지에서의 공동생산 등 닛산이나 혼다와의 협업 검토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중기 경영계획 발표까지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싶다"며 내년 봄까지 결정 시기를 제시했다.
이는 3사가 검토하고 있는 협업의 구체적 방안이 처음 공개된 것이다. 미쓰비시는 지난해 8월 닛산과 혼다의 포괄적 협업 협의에 참여했으며, 올해 2월 닛산-혼다 경영통합이 무산된 후 3사 협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미쓰비시와 닛산은 지난 5월 닛산의 미국 공장에서 SUV 공동생산 검토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3사 협업에서도 닛산의 미국 공장 활용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미국에 캔톤 공장(미시시피주)과 스마나 공장(테네시주) 등 2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 저하가 수익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쓰비시는 미국에 생산거점이 없어 모든 차량을 일본에서 수출하고 있다. 고관세 정책으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2025년 상반기 북미 사업은 39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476억엔 흑자에서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2024년 미쓰비시의 미국 판매량은 11만3000대로 닛산이나 혼다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카토 사장은 "북미 사업을 자신들만으로 계속하는 것은 절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판매 규모로는 신규 공장 건설이 비용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혼다는 미국에 5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높은 가동률로 생산 확대 여지가 부족한 상태다. 3사 합계 2024년 미국 신차 판매 점유율은 15% 남짓으로 도요타를 상회한다. 특정 차종에서라도 3사 공동생산이 실현되면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과 혼다는 북미에서 차량 공동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카토 사장은 양사의 공동개발 참여에 대해 "미국에서도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경차 공동개발 사례를 성공 모델로 제시했다. 미쓰비시와 닛산은 공동출자회사를 통해 기획하고, 닛산이 차대를 개발해 미쓰비시 미즈시마 제작소에서 생산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카토 사장은 미국 외 지역에서의 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에서는 닛산의 미니밴을 공급받고, 호주 등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닛산에 미쓰비시 픽업트럭을 공급하고 있다.
닛산의 경영 부진으로 미쓰비시 지분 처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닛산은 2016년 미쓰비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34% 지분을 취득했으나, 지난해 11월 일부 매각으로 출자 비율이 약 27%로 줄었다. 닛산의 이반 에스피노사 사장은 "현재로서는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자본관계 유지 의사를 표명했다.
카토 사장도 "우선은 협업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먼저"라며 "한 걸음 더 나아간 재편이 필요한지는 앞으로 생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