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3-31 11:40:32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의하면 소프트뱅크와 미국 인텔이 손잡은 차세대 메모리 개발 프로젝트 ‘사이메모리’가 2월 공개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쓰이는 메모리가 성능 한계에 이르면서 GPU의 처리 능력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양사는 새로운 구조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사이메모리는 소프트뱅크가 30억 엔을 투자해 2024년 12월 설립했다. 인텔은 메모리 기술을 제공하고, 2027년도까지 80억 엔을 투입해 시제품을 개발한 뒤 2029년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 2월 인텔이 도쿄에서 연 기술자 대상 행사에서는 야마구치 히데야 최고경영자(CEO)가 무대에 올라 협업 사실을 직접 밝혔다.
AI 서버는 계산을 맡는 GPU와 결과를 임시 저장하는 광대역 메모리(HBM)로 구성된다. 이 두 칩은 매초 수십억~수조 회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GPU 성능은 지난 5년간 5~10배 향상된 데 비해, SK하이닉스의 HBM 데이터 전송 성능은 2~3배 개선에 그쳐 병목이 커지고 있다.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도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사이메모리가 개발하는 ZAM(Z-Angle Memory)은 메모리를 세워 적층하는 방식으로, 눕혀 쌓는 기존 HBM과 구조가 다르다. 열 배출을 쉽게 하고 성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야마구치 CEO는 세부 기술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차세대 HBM은 적층 수가 20층 이상으로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메모리는 HBM보다 저장 용량을 2~3배 늘리고, 소비 전력은 절반 수준으로 낮추며, 가격은 같거나 그 이하로 맞추는 방식을 노린다. 지적재산권과 설계는 사이메모리가 맡고, 제조는 외부에 위탁할 계획이다. 시제품 제작에는 신광전기공업과 대만 PSMC가 협력하며, 경제산업성도 수십억 엔을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의 역할도 변수로 거론된다. 개정 정보처리촉진법은 정부의 출자 대상을 로직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로 규정했고, 정부는 2026년 2월까지 라피더스에 1,000억 엔을 투자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이메모리 등 AI용 메모리 제조업체도 후보가 된다고 밝혔다. 야마구치 CEO도 정부 투자 가능성에 대해 국가 안보와 성장 전략에 기여하고 싶으며, 선택지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후지쯔(6702 JP)와 이화학연구소도 앞으로 총 10억 엔을 출자할 예정이다. 두 기관이 개발하는 슈퍼컴퓨터 ‘후가쿠’ 후속 기종에 ZAM이 채택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DRAM 가격이 2026년 1~3월에 전 분기 대비 9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HBM 공급은 대형 3사가 장악하고 있어, 시장의 수급 압박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마구치 CEO는 신형 메모리를 빨리 원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이메모리는 아직 30명 규모에 그쳐 파트너 확보와 체계 정비가 과제로 남아 있다. 우선 시제품에서 성능을 입증하는 것이, 사업화로 가는 첫 관문이 될 전망이라고 니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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