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첫 교황 탄생, ‘레오 14세’ 시대 개막

세계적 혼란 속 새 교황 선출, 가톨릭 교회 변화와 전통 사이 균형 모색

김민영 기자

kimmy@alphabiz.co.kr | 2025-05-09 08:51:02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민영 기자] 가톨릭 교회가 세계적인 혼란과 갈등의 시기에 새로운 지도자를 맞이했다. 추기경단은 콘클라베를 통해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했다.


교황은 '레오 14세'라는 즉위명을 사용하며, 이는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해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외신들은 그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을 계승하면서도 교회 내 균형을 이룰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1955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는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이다.

유로뉴스는 그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서 처음으로 배출된 교황이라고 보도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빈민들을 위한 사목에 헌신했다.

이런 배경이 교황 선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AP 통신은 미국이 세계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 때문에 미국인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 레오 14세를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라고 칭했다.

레오 14세는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여성 3명을 처음으로 포함하는 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에 능통하며, 선출 후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 첫 인사를 했다.

AP는 그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거절했던 진홍색 모제타를 착용한 것은 전통으로의 회귀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명이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의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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