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SK, 두산, LG 등을 콕 집어 대기업의 경영행태에 대해서 비판했다.

이들 대기업은 계열사 합병 및 분할 등을 통해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400만 개미투자자의 불만을 대변하면서 ‘재벌개혁’에 대한 아젠다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30일 “최태원 회장의 개인 송사를 그룹 차원의 문제라고 여기는 SK그룹 경영진 인식과 경영 문화를 보고 전세계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뢰를 보내긴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내서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한다”면서 “두산밥캣의 54%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눈 뜨고 코 베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짜 사업인 두산밥캣을 떼어낸 두산에너빌리티의 70% 일반 주주들은 또 어떻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LG그룹은 2년 전에 LG화학에서 알짜 부문을 물적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만들어 상장했다”면서 “기존 LG화학 손실은 고려 대상조차 되지 못했고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도 유야무야 넘어가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의원은 SK, 두산, LG그룹을 콕 집어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 같은 대주주 특혜를 묵인한 체 밸류업 프로젝트라며 ▲법인세 감면 ▲배당 소득세 감면 ▲과세 특례 등 세법개정안을 내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에선 주식 투자를 해도 기업 지배구조가 불투명해 소액주주가 제대로 이익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지배구조 투명화를 통해 자본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다시 말해 일반 투자자를 보고하는 동시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선 대주주 중심의 지배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다.

 

◇ 두산·SK·LG 등 계열사 분할 합병 주주 불만 터져 나와

최근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으나, 주주들의 이익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국 정부와 기업은 밸류업 의지가 전혀 없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한 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표면적으로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설명이지만,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와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회사의 합병이 적정하지 않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회사를 만년 적자 회사 품에 안기게 만들어 주주이익이 크게 훼손됐다는 얘기다.

SK도 최근 내놓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놓고, 일반 주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이같은 내용 발표 후 주가는 연일 하락하면서 일반 주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지난 2020년 LG화학이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을 결정하자 소수주주들의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배터리 부문의 성장성을 보고 LG화학 주식을 샀는데, '알짜'를 LG에너지솔루션으로 빼내 손해 봤다.

이번 논란으로 SK, LG, 두산그룹 등은 많은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잃게 됐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알파경제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국회에서 발표한 ‘코리아 부스터 프로젝트’ 적극 환영한다”면서 “최근 두산, 한화, SK 사태에서 보듯이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및 일반주주 침해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자본시장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한심한 일이다”면서 “점진적인 개선(Improvement)이 아닌 획기적인 부양(Boost)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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