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3-11 09:19:52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일본 정부가 외국인 입국 및 체류 관리 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며 국가 안보 강화와 행정 효율화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정부는 10일 국무회의(각료회의)를 통해 전자여행허가제인 'JESTA' 창설과 재류 자격 수수료 상한 인상을 골자로 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11일 전했다.
이번 개정은 방일객 및 재류 외국인 급증에 따른 관리 비용 부담을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외국인에게 분담시키고, 입국 심사 절차를 현대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028년 도입 예정인 JESTA는 비자 면제 국가 및 지역에서 온 단기 체류자를 대상으로 한다. 여행자는 출국 전 온라인을 통해 직업과 방문 목적 등을 신고해야 하며, 사전 인증을 받지 못할 경우 항공기 탑승이 거부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 2월 시정방침 연설에서 "일본에 바람직하지 않은 외국인의 입국을 방지하는 동시에, 문제가 없는 방문객의 입국 절차를 원활하게 하겠다"고 강조하며, 불법 체류와 테로 모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제도는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의 선례를 모델로 삼았다. 미국은 2009년 'ESTA'를, 한국은 2021년 'K-ETA'를 도입해 운영 중이며, 유럽연합(EU) 역시 2026년 중 유사한 시스템을 시행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당초 2030년 도입을 목표로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방일객이 급증하며 일부 공항의 입국 심사 대기 시간이 1시간을 초과하는 등 병목 현상이 발생하자 도입 시기를 2년 앞당겼다.
JESTA가 본격 시행되면 외국인들은 자동 안면인식 게이트를 통해 신속하게 입국할 수 있게 된다. 출입국재류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단기 체류자의 약 80%가 비자 면제 대상이며, 이들이 대면 심사 대신 자동 게이트를 이용할 경우 심사 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비용은 방문객이 지불하는 수수료로 충당하며, 구체적인 금액은 향후 확정될 예정이다.
또 다른 핵심 축인 재류 자격 수수료 상한 인상은 1981년 이후 40여 년 만의 조정이다. 기존 1만 엔이었던 일반 재류 자격 수수료 상한은 10만 엔으로, 영주 허가는 30만 엔으로 각각 상향된다.
실제 징수액은 정령을 통해 결정되며, 재류 기간이 길수록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입국 관리 행정의 디지털 전환(DX)과 재류 외국인 지원 창구 설치 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본 내 재류 외국인은 2025년 말 기준 413만 명으로 10년 전보다 8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어 교실 확충, 상담 체계 강화 등 공생 사업과 더불어 마이넘버를 활용한 세금 납부 정보 파악 등 행정 시스템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입국재류관리청 간부는 수수료 인상과 관련해 "해외 사례에 비해 일본의 수수료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인상 후 평균 수수료는 3만~4만 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정부는 또한 '불법 체류자 제로 플랜'의 일환으로 강제 송환 집행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수반되는 인건비와 교통비 등 증가하는 비용 역시 이번 수수료 수입 확대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법 개정안은 외국인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급증하는 행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