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씨티은행, 7880억원 해외 본사 배당…국부 유출 논란

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5-03-17 08:54:41

SC제일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약 7880억원의 배당금을 해외 본사로 송금하기로 결정해 '국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4일 정기 이사회에서 232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배당안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SC제일은행의 이번 배당액은 전년(2500억원)보다 7.2% 감소했으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약 70%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3311억원의 순이익(잠정)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6% 감소한 수치다.

SC제일은행은 최근 수년간 배당금을 급격히 늘려왔다. 2020년 490억원이었던 배당금은 2021년 800억원, 2022년 16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23년에는 순이익이 10% 감소했음에도 배당액은 56% 증가했다.

배당성향 역시 2020년 19%에서 지난해 70%로 급증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30% 수준인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두 배가 넘는 비율이다.

한국씨티은행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약 4000억원의 중간배당에 이어 지난달 14일에도 1559억원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2020년 465억원, 2022년 732억원, 2023년 1388억원으로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왔다.

한국씨티은행의 배당성향도 2020년 25%에서 2023년 50%로 크게 상승했다.

두 은행의 지분 구조상 배당금은 전액 해외 본사로 송금된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 99.9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한 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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