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05-19 08:50:26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대법원이 한국과 동남아 항로의 운임을 부당하게 담합한 국내외 해운사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가 적법하다는 첫 판단을 내놓았다.
이는 해운사들의 운임 관련 공동 행위는 해양수산부의 관할 사항이므로 공정위가 개입할 수 없다는 원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대만 해운사인 에버그린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24일,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 소송은 2022년 공정위가 에버그린, 고려해운, HMM 등 국내외 23개 해운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62억 원을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은 2003년부터 약 15년간 한국-동남아 수출입 항로에서 120차례에 걸쳐 운임을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에버그린이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고, 국내외 해운사 10곳도 소송에 참여했다. 해운사들은 해운법에 따른 정당한 공동 행위이므로 공정위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해운법 29조는 외항 정기 화물 운송 사업자들의 운임 조건 관련 공동 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공정위 제재 당시 해수부 역시 "해운 공동 행위는 고객인 화주들에게 이익이 되며, 특수성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해운사들은 부당하게 운임을 인상하는 등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경우 해수부 장관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공정위에 통보하도록 규정한 해운법을 근거로, 규제 권한은 해수부에 있으며 공정위는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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