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09-01 10:42:26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우편은행이 2026년부터 저축 예금 계좌와 연동된 디지털 화폐 ‘DCJPY’를 발행하며 디지털 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발행은 1억2천만 개에 달하는 예금 계좌를 기반으로 200조엔 규모의 저축 자산을 디지털 환경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최대 규모의 고객 기반을 지닌 우편은행이 디지털 화폐 시장에 뛰어듦으로써 금융거래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고, 일본 내 디지털 금융 확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CJPY는 인터넷 이니셔티브(IIJ)(3774.T) 그룹의 디카렛 DCP가 개발한 디지털 화폐로, 일본 우편은행 이용자는 자신의 저축 계좌와 DCJPY 계좌를 연동하여 1엔을 1DCJPY로 환전하고, 필요에 따라 앱을 통해 즉시 엔화로 환전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디지털 화폐를 통해 부동산, 사채 등 다양한 자산을 소액으로 분할하여 투자할 수 있는 디지털 증권(토큰) 거래를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 증권 계좌를 통해 디지털 증권을 매수할 경우 결제에 2일 정도 소요되었으나, 디지털 화폐를 이용하면 즉시 결제가 가능해져 투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거래에도 디지털 화폐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나 지원금을 DCJPY로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수급 요건 충족 시 자동 입금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자체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카렛 DCP는 이미 여러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일본 우편은행 역시 지자체의 수요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우편은행의 저축 잔액은 2025년 3월 말 기준 190조 엔으로 자국내 최대 규모이지만, 휴면 계좌가 많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디지털 화폐 도입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여 계좌 활성화를 유도하고, 고령층 고객뿐만 아니라 젊은 고객층의 신규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우정 민영화법에 따라 일본 우편은행의 예금 한도는 2,600만 엔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DCJPY는 이체성 예금과 유사하게 취급되어 예금 한도 제한이 없으며, 이자는 지급되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JP모건체이스가 기업 간 결제에 사용되는 토큰화 예금 'JPM 코인'을 발행하고 있으며, 씨티그룹과 DBS은행 등도 토큰화 예금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토큰화 자산 시장 규모는 2025년 0.6조 달러에서 2033년 18.9조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6월 개정된 자금결제법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은 은행, 자금 이체업자, 신탁회사의 발행만 허용되지만, 예적금을 토큰화한 디지털 화폐는 은행법에 따라 2023년 이전부터 발행이 가능했다.
일본내에서는 북국 파이낸셜 홀딩스(FHD)(7381. JP) 산하의 호쿠에츠 은행이 디지털 지역 통화 '토치카'를 운영하고 있다.
토치카는 가맹점에서 캐시리스 결제에 사용되며, 낮은 가맹점 수수료를 통해 사업자들의 캐시리스 결제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반면, 일본 우편은행의 디지털 화폐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증권 거래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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