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06-16 08:57:14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인쇄회로기판(PCB) 잉크 분야의 세계적인 선두 기업인 타이요 홀딩스(HD)를 둘러싼 경영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6일 전했다.
오는 21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대 주주인 DIC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사토 히데시 사장의 재선임에 반대하며, 의결권 총수의 약 40%가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틈새 시장의 강자'인 타이요 홀딩스의 기술력에 주목한 투자 펀드들의 비공개화 제안이 잇따르면서,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가 부상하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산업추진기구(NSSK)와 미국계 사모펀드 KKR 등 최소 2개 펀드가 타이요 홀딩스에 비공개화 관련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다수의 외국계 펀드가 유사한 제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타이요 홀딩스는 인쇄용 잉크 제조·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시작해 전자 기기용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특히 PCB 잉크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에도 자사 제품이 사용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위상은 높으며, 타이요 홀딩스와 같이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니치 탑'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 기업은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 가치를 더욱 향상시킬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여러 펀드들의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주 동안 이러한 펀드들의 제안을 계기로 타이요 홀딩스의 경영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타이요 홀딩스 지분 20.04%를 보유한 최대 주주 DIC는 사모펀드들의 비공개화 제안에 대해 "진지한 내용"이라고 평가하며, "(제안을) 검토하도록 타이요 홀딩스에 촉구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타이요 홀딩스의 동의를 전제로 자사가 보유한 지분을 펀드에 매각할 의향도 내비쳤다.
그러나 DIC는 타이요 홀딩스 내부에서 제안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사회가 "중장기적 가치 향상 및 주주 공동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적절하게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DIC는 이러한 상황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사토 사장의 강한 영향력"을 꼽으며, 21일 주주총회에서 그의 재선임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산 관리 회사와 개인 명의로 약 10%의 지분을 보유한 타이요 홀딩스의 창업주 일가 또한 DIC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
더불어 10.57%의 지분을 가진 홍콩계 투자 펀드 오아시스 매니지먼트 역시 사토 사장을 비롯한 일부 이사 해임을 요구하고 있어, 현재 의결권 총수의 약 40%가 사토 사장에게 등을 돌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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