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부서가 성과급 4억?…삼성전자, 파업 앞두고 '노노 갈등' 폭발

​노조, 30조 손실배수진 치며 총파업 예고…DX 부문 "형평성 어긋나" 거센 반발
"성과 없는 곳에 보상 없다" 사내 여론 악화…노조 도덕성·명분 도마 위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alphabiz.co.kr | 2026-04-21 08:52:42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형진 선임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상 초유의 총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사업부 간 형평성 문제를 둘러싼 이른바 '노노(勞勞)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노조가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라인을 볼모로 30조 원 손실론을 내세우며 벼랑 끝 전술을 펴고 있지만 정작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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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자 사업부에 억대 성과급이라니"…DX 부문 폭발

​21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노조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 중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에까지 고액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선 점이다.

​DX 부문의 한 직원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년째 적자인 사업부에까지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실제 사내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약 60%가 "적자 상태인 사업부는 성과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노조의 방침에 불만을 드러냈다.

노조의 요구안이 관철될 경우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부서 직원들까지 1인당 최대 4억 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형평성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0조 인질극'에 산업 공동화 우려까지…명분 잃은 노조

​노조가 파업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제시한 '30조 원 손실론' 역시 안팎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은 한 번 멈추면 복구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협상 카드로 쓰는 노조의 행위를 두고 '국가 경제를 인질로 잡는 도를 넘은 행위'라고 지적되는 이유다.

파업 리스크가 상수가 될 경우 삼성전자가 결국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거나 전 공정 자동화를 가속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부가가치 기술과 핵심 설비는 미국 등지로 떠나고 국내에는 단순 공정만 남는 '산업 공동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치호 경제평론가는 "파업으로 공급망 신뢰를 잃으면 글로벌 고객사 이탈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결국 피해는 일자리를 잃게 될 노동자 자신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 사측 "글로벌 기준 보상 체계 도입" vs 노조 "이재용 회장 등판하라"

​사측은 노조의 집단행동에 법과 원칙에 따라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단순 현금 나누기식 성과급에서 벗어나 인센티브를 4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거나 주식 보상 방식(RSU)을 도입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보상 체계 혁신을 고민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 현금 잔치보다 기업의 장기적 가치와 직원의 성과를 일치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5월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 강행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블랙리스트' 유출 사건에 노조원이 연관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도덕적 결함까지 노출되면서 노조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과 형평을 중시하는 사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노조 스스로 명분을 잃고 있다"며 "다 같이 망해보자는 식의 파괴적 투쟁보다는 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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