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트러스톤자산운용 주가조작 의혹 제기…금감원에 진정서 제출

고가 공개매수 압박 및 블록딜 전 지분 매도 정황 포착

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7-29 08:47:23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태광산업이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을 상대로 인위적인 주가조작 및 시장 질서 교란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광산업 측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고가의 공개매수를 압박하고 블록딜 공시 전에 지분을 대량으로 매도한 정황에 대해 조사를 요구했다.

29일 태광산업이 금감원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2월과 3월 주주 서한을 통해 태광산업의 주요 자산 매각 후 주당 200만원에 달하는 1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요구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첫 주주 서한을 발송한 2월 3일, 태광산업의 주가는 62만1000원으로, 트러스톤 측이 요구한 공개매수 가격은 당시 시가의 3.2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제안에 대해 "고가의 공개매수는 주가를 일시적으로 급등시킨 후 급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장 질서 교란 행위나 주가조작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 및 검찰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또한, 고가 공개매수 진행 시 상장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태광산업 측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행태를 '그린메일'의 전형으로 보고 있다. 그린메일은 기업 사냥꾼들이 지분을 매집한 뒤 대주주를 압박해 높은 가격에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수법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자본 이득과 이에 따른 수백억의 성과 보수를 챙취하기 위해 이사들에게 범죄 행위를 종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블록딜에 앞서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2021년 태광산업 주식을 매수한 뒤 지속적으로 대량 처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블록딜을 앞두고 주가 하락을 예상하여 미리 처분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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