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병기, 대통령실 대신해 정청래에 불만 토로(?)…”鄭 갈등 조장 이름값 높여” 비판도

민주당 지도부-원내대표 갈등 비화

이형진 기자

magicbullet@alphabiz.co.kr | 2025-09-12 08:46:18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형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3대 특검법(내란, 김건희, 채 해병) 협상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원내대표 간의 이견이 표출되면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여야 원내지도부는 3대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인 11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이를 수용할 수 없으며 재협상을 지시한 겁니다.

정청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상안이 지도부의 뜻과 많이 달라 어제 많이 당황했다"고 언급했는데요.

김병기 원내대표가 고생했음에도 지도부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 겁니다.

반면, 김병기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협상 결렬을 알리며 당 지도부, 법사위,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날 여야 원내지도부는 국민의힘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조항을 제외하는 대신, 정부·여당의 금융감독 체제 개편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김 원내대표의 격앙된 반응은 이런 합의안 도출 과정에 함께 참여했던 당 지도부가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뒤로 물러나면서 자신에게 모든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 대한 불만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정청래 당대표가 우상호 정무수석과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검찰 개혁 입법 주도권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죠.

민주당 내부에서 협상 과정의 혼선이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대표는 19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파이터 이미지가 강합니다. 뚜렷한 선명성을 통해 빠르게 인지도를 쌓아왔습니다.

정가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강경노선을 고수하면서 당대표에 당선됐고, 여세를 몰아 차기 당권은 물론 대선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최근 들어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정청래 대표가 대통령실과의 적정 거리를 유지한 체 이견이나 갈등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자신의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정청래 대표가 선출되면서 민주당 내 리더십 위치가 강화됐고, 검찰개혁 등 주요 개혁과제에서 대통령실과의 엇박자를 내면서 언론 보도에 자주 노출됐고, 주목도가 급상승했습니다.

한 정치 전문가는 “정청래 대표가 대통령실과 갈등 조장 전략을 활용한다면 입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권 초기 조심스럽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갈등이 지나치면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최근 신라 왕관 사건처럼 ‘누가 대통령이냐’와 같은 비판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정청래 대표는 당정대 간 간극이 있더라도 조율 과정을 공개적으로 보여줌으로서 큰 원칙에서 흔들림이 없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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