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르캉의 AMI, 1.6조 원 투자...토요타(7203 JP)·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 참여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3-11 09:16:38

(사진=도요타)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얀 르캉(Yann LeCun) 교수가 설립한 프랑스 스타트업 '어드밴스드 머신 인텔리전스(AMI)'가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차세대 AI 개발의 신호탄을 쐈다. 

 

이번 투자에는 토요타자동차의 벤처캐피털(VC)인 토요타 벤처스를 비롯해 엔비디아, 삼성전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펀드 등이 참여했다. 총 조달 금액은 8억 9,000만 유로(약 1조 6,300억 원)에 달하며, 기업 가치는 발족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30억 유로(약 5조 5,000억 원)로 평가받았다.


AMI는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세계 모델(World Model)' 개발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르캉 회장은 9일 니케이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생성형 AI의 기반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지식 암기에 의존하고 있어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LLM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AI 진화의 정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제조 현장과 로봇 제어에 특화된 '피지컬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MI가 개발 중인 세계 모델은 동영상과 각종 센서 데이터를 학습해 물리적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를 통해 AI는 행동 결과를 예측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에이전트형 시스템' 구축의 필수 요소가 된다. 르캉 회장은 항공기나 발전기 같은 복잡한 산업 기기 제어에도 이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며, "세계 모델의 시장 규모는 향후 LLM보다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니케이는 전했다.

향후 사업 전개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AMI는 우선 기초 연구에 집중해 세계 모델을 고도화한 뒤, 토요타와 같은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력해 제조업 및 로봇 분야의 실용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르캉 회장은 "3~5년 내에 폭넓은 용도로 사용 가능한 범용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특정 빅테크 기업들이 LLM 성능 향상에만 매몰되는 '군중 효과'를 비판하며, 독창적인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했다.

지정학적 관점에서도 AMI는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파리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AI 패권 구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언어와 문화에 기반한 AI 생태계 조성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오픈소스형 개발 방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거점 전략 역시 실리콘밸리를 피해 뉴욕, 몬트리올,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마련했으며, 우수한 인재와 파트너사가 많은 도쿄에 오피스를 개설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