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4-17 08:47:36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10조원대 전분당 가격 담합 의혹을 받는 식품업체 대상의 사업본부장이 구속 기소되면서 대한민국 식품업계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는 최근 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대상(주)의 사업본부장 A 씨를 구속 기소했다.
8년간 1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담합이 이뤄지는 동안, 기업들이 챙긴 부당 이득과 그로 인해 파괴된 시장 질서에 비해 사법당국의 대응이 지나치게 미온적이라는 지적이다.
◇ 8년의 기만, 10조 원의 폭리
이번 사건의 핵심은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국내 내로라하는 식품 대기업들이 사실상 '카르텔'을 형성해 온 국민을 기만했다는 점이다.
전분당은 과자, 음료, 유제품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필수 원료다.
이들이 8년 동안 판매 가격을 사전에 맞추고 대형 수요처 입찰에서 짬짜미를 벌이는 동안, 그 비용은 고스란히 제품 가격에 반영되어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를 압박했다.
기업들이 '상생'을 외칠 때 뒤에서는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10조 원대 시장을 주물러온 셈이다.
◇ '실무자'만 구속, '윗선'은 요리조리 빠져나가나
검찰은 대상의 핵심 실무 책임자인 김 씨가 담합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보고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으나, 정작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경영진에 대한 사법 처리는 지지부진하다.
법원은 실무자인 김 씨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을 뿐, 임 모 대상 대표이사와 이 모 사조CPK 대표이사에 대한 영장은 기각했다.
10조 원 규모의 조직적 담합이 사업본부장급 실무자 선에서 독단적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소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핵심 경영진이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실무자 한 명에게 모든 짐을 지우는 식의 수사 결과는 기업들의 고질적인 담합 의지를 꺾기에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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