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7269 JP), 5년만에 순이익 감소…반도체 불안 여전

4~9월 순이익 11%↓…엔고·원자재 부담, 실적 전망은 동결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5-11-07 09:37:47

(사진=스즈키)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스즈키가 5년 만에 상반기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반도체 공급 불안과 환율·원자재 가격 부담이 실적을 짓눌렀다.


스즈키는 2025년 49월기 연결결산(국제회계기준)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1927억엔을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7일 보도했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49월 기준으로는 5년 만의 감익이다. 시장 예상치(QUICK 컨센서스·1898억엔)는 웃돌았지만, 실적 전망을 유지한 점이 투자자들의 실망 매도를 불렀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8% 급락한 2017엔까지 떨어졌다가 3%(57엔 50전) 하락한 2128엔으로 마감했다.

매출에 해당하는 매출수익은 2조8642억엔으로 소폭 증가했다. 일본 내 판매가 3% 늘며 견조했지만, 인도 시장은 소비세 인하 전 ‘매수 보류’ 현상으로 6% 감소했다. 유럽 판매도 22% 줄었다. 세계 전체 판매대수는 3% 감소한 152만대였다.

영업이익은 17% 줄어든 2764억엔으로 집계됐다. 달러·인도 루피 대비 엔화 강세가 281억엔, 원자재 가격 상승이 239억엔의 감익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가 절감 노력으로도 이를 상쇄하지 못했다.

스즈키는 2026년 3월기 전체 실적 전망을 유지했다. 매출수익은 전기 대비 5% 증가한 6조1000억엔, 순이익은 23% 감소한 3200억엔으로 예상했다. 실적 전망을 동결한 배경에는 반도체 조달 불안이 있다.

최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중국계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Nexperia)가 수출을 중단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네덜란드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해당 회사를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자,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로 중국 생산 제품의 수출을 제한한 것이다.

이시이 나오키 스즈키 부사장은 “현재 생산에는 영향이 없지만, 전망은 지극히 불투명하다”며 “대체 부품으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월 중순 미·일 협상 결과, 미국의 일본산 자동차 관세가 27.5%에서 15%로 낮아졌다. 스즈키는 당초 약 400억엔의 손실을 예상했지만, 이번에 영향액을 200억엔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인도 정부가 9월 말부터 ‘물품·서비스세(GST)’를 인하한 점도 호재다. 중산층의 소비 여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세율 인하로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인도 시장의 판매 반등 여부가 스즈키의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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