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3-09 10:01:29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세계 최대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가 오는 2029년까지 일본 국내에 제조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9일 전했다. 이번 결정은 해상풍력 발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및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고,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온 풍력 발전 공급망을 내재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베스타스는 9일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공장 후보지로는 기타큐슈시와 홋카이도 무로란시가 검토되고 있으며, 투자 규모는 수백억 엔에 달할 전망이다. 베스타스는 경제산업성의 보조금 지원을 전제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베스타스는 2029년까지 풍력 터빈의 핵심 장치인 나셀(nacelle) 조립 공장을 우선 가동한다. 이어 2039년까지는 나셀 생산 공장을 완비하여 날개(블레이드)와 지주를 포함한 대형 풍력 터빈 전체를 일본 내에서 제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일본경제산업성은 이번 공장 설립이 일본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셀 제조에 필요한 강재, 반도체, 자석 등의 부품을 일본제철(5401 JP)과 후지전기(6504 JP) 등 일본 자국 내 기업으로부터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타워 및 부유체 제조, 베어링 공급 등 관련 산업 전반에 걸친 경제적 파급 효과와 고용 창출도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사면이 바다인 지형적 특성을 활용한 해상풍력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정부의 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전원 구성 중 풍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3년 1.1%에서 2040년까지 4~8%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사업 환경은 녹록지 않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엔저 현상 등으로 인해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일부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로 미쓰비시상사(8058 JP)연합은 비용 급증을 이유로 아키타현과 지바현 인근 해상풍력 개발 사업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이에 일본경제산업성은 해역 이용 기간 연장 등 사업자의 채산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국내 제조 거점 확보를 통해 물류 및 조달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3636 JP)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세계적인 풍력 터빈 제조 및 설치 비용은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는 2034년까지 전 세계 해상풍력 도입량이 현재보다 약 7배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며, 아시아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예고했다. 경제산업성은 향후 일본에서 생산된 풍력 터빈을 베트남, 필리핀, 호주 등지로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대만에 제조 거점을 둔 지멘스 가메사 리뉴어블 에너지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아시아 재생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